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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18년 10월 베트남 하노이

[하노이] #.3 쌀국수와 분짜

by Kang.P 2018. 11.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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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0월 25일(목).

시끄럽게 울려대는 오토바이 경적소리 덕에 오전 6시 50분에 깼다. 그리고 그 소리는 비몽사몽 한 내게 이곳이 하노이임을 각인시켜 줬다. 



3시간밖에 못 잔 상황이라 다시 잠자리에 들 법도 한데, 부스스 일어나 베란다로 향했다. 창 밖의 하노이 풍경은 8년 전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물론 그사이 높은 건물들이 생겼지만,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어우러진 도로의 모습은 그대로였다. 슬슬 씻고 나갈 준비를 한다. 



아침에 본 우리 숙소 udic complex building.  




함께 여행 간 친구가 에어비앤비를 통해 3박에 15만 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빌렸다. 세상은 참 좋아졌고, 나는 그것에 못 따라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을 먹으러 이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하노이 방문했을 때 쌀국수를 드셨다는 그 식당으로 간다. 숙소에서 걸어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리에 있었다.




가면서 접하는 하노이의 도로. 자동차와 오토바이가 뒤섞여 달리고, 차선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시끄럽게 울려대는 경적 소리로 정신이 혼미해졌지만, 가만히 보면 무질서 속의 질서가 보이는 듯했다. 경적 역시 위협이 아닌, 안전을 위해 자신을 알리는 도구로 느껴졌다. 그렇게 무질서 속의 질서가 혼재하는 하노이 거리를 10분 간 걸었다.  



포 텐 리꾹수(PHO 10 LY QUOC SU).  <지도보기>

이른 시간임에도 자리가 꽉 찰 정도로, 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베트남 사람들의 모습에 다소 놀랐다. 


소심하게 셀카 찍는 척 찍은 식당 내부.


한국관 나이트 옆 해장국집의 아침 풍경과 다른 모습이다. 가족 혹은 직장 동료들과 함께 하는 식사 자리다. 우리는 보통 집에서 먹고 출근하던가, 그냥 건너뛰기 일쑤 아닌가.




이곳은 다소 비싼 편이라고 한다. 보통은 이 가격의 반 정도 금액으로도 쌀국수를 사 먹을 수 있다고 했다. 우리는 기본이라 할 수 있는 chin을 시켰다. 75,000동, 한국 돈으로 3,800원 정도의 금액이었다. 




이건 정말 맛있었다. 지금까지 먹어본 쌀국수 중 단연 최고였다. 옆 테이블을 보니, 빵 같은 것을 국물에 찍어 먹길래 우리도 같은 것을 시켰다. 



쌀국수 국물과 어울리는 궁합이었다. 아침은 간단하게 먹는 편인데, 국물까지 다 비웠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자 하노이에 살고 있는 형이 도착했다(이 형은 우리를 위해 회사 눈치 보며 나와서 우리를 가이드해 줬다. 정말 고마운 형이다). 근처 유명한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고, 하노이에서 첫 마사지를 받았다. 나름 잡은 이번 여행의 콘셉트는 힐링이었고, 그것은 곧 마사지였다. 정말 시원했다. 그동안 스트레스로 온몸에 쌓여있던 독소들이 빠져나가는 느낌이었다.


1시간 반 동안 시원하게 마사지를 받고 나니, 다시 점심시간. 형은 우리가 8년 전에 하노이 왔을 때 맛있게 먹었던 분짜 식당으로 안내했다. 사장님이 돈을 많이 버셔서 그동안 확장도 하고 엄청 커져 있었다(역시 먹는 장사가 답인가).





기대한 대로 맛있다. 다 먹어 치우고 싶었지만, 아침을 너무 과하게 먹은 나머지 불가능했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롯데센터 하노이를 찾았다. 경남랜드마크72 다음으로 하노이에서 높은 건물이란다. 전망대에 올라 하노이 시내를 한눈에 보는 것이 목적이었다.





역시나 높았고, 시내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노이에 살고 있는 형은 이런 고층빌딩이 생긴 게 불과 몇 년 안됐다고 설명해 줬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8년 전에는 이런 풍경을 볼 수 없었다(롯데센터는 2014년도에 완공되었다).


미안하다, 친구야...ㅋ





아찔한 포토존에서는 도저히 직립을 할 수 없었다. 


그렇게 차 한 잔의 여유를 가진 후, 지하에 있는 롯데마트로 갔다. 한국에 널린 게 롯데마트인데 하노이까지 가서 찾을 필요가 있었냐 묻는다면, 이곳을 찾은 건 친구의 시장 분석을 위해서다. 반찬 사업을 하는 이 친구는 사업 확장과 새로운 아이템 개발을 위해 고민이 많은 녀석이다. 이 친구의 하노이 여행의 가장 큰 목적은 시장 조사였다. 


두리번거리며 마트를 구경하고 있는데 웬 베트남 여성 둘이 한국말로 수줍게 "안녕하세요"를 외치곤 우리 앞을 지나갔다(이것이 바로 한류인가). 박항서 감독님 이룬 업적일 것이다. 우리도 정중하게 고개를 숙여 "안녕하세요"라고 답했다.


그렇게 둘러보고 나왔는데도 저녁까지 시간이 많이 남았다. 선배 형이 나름 일정을 짜 왔고 그대로 움직였는데, 우리가 이렇게 빨리빨리 일정을 소화할 줄은 몰랐다며 당황해했고, 우리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우리는 시간도 때울 겸, 또한 하노이 여행에 함께한 이 아무개 형의 여행 목적이기도 한 호텔 카지노로 향했다(나는 룰렛으로 200달러를 잃었다. 카지노를 목적으로 온 형이 너도 해보라며 준 돈이라 손해 본 것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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