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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캠핑

[캠핑] 덕동 평산오토캠핑장

by Kang.P 2014. 5.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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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만에 캠핑 관련 포스팅을 한다. 

사실 평산 캠핑장은 지난 4월 말에 갔다 왔지만 세월호 참사로 온 국민이 비탄에 빠져있는데, 선약이 잡혀있었다고는 하지만 캠핑을 갔다는 것 자체가 죄지은 느낌이었다. 


그런 마음 때문이었을까. 1박 2일 캠핑은 조용히 보냈고 다음날 일찍 사이트를 정리하고 충주로 넘어와, 평소에는 잘 가지도 않던 교회를 찾아가 세월호 속 아이들을 위해 기도했다. 



평산 캠핑장은 충북 제천, 덕동계곡에 위치하고 있다. 

시원한 계곡물로 여름이면 많은 제천 사람들이 찾는 덕동계곡은, 원래 팬션이 많았는데 캠핑붐이 일면서 하나 둘 캠핑장이 생기고 있다. 






평산 캠핑장은 덕동계곡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고 A, B, C 세 개의 사이트로 나눠져 있는데, 캠핑장을 많이 다녀보지는 않았지만, 사이트가 많은 편이 아닌가 생각이 들었다. 








바로 앞에 계곡이 흐르고 있고 당시에는 물이 적었지만, 비 좀 오고 여름이면 물놀이하기 좋아 보였다. 

조경도 잘 꾸며놔서 캠핑장 한 바퀴 돌아보며 산책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들었다. 







 



이른 봄이라 그런지 캠퍼들이 많지 않았고, 그래서 더 좋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를 잡고 사이트를 구축했다.








언제나 든든한 나의 란돌이...

2륜이라는 게 함정,,,






당분간 계속 함께 할 폭스리버 M...






정리를 마치고, 점심은 직접 싸 온 김밥으로 해결했다. 

돈 주고 산 것이 아닌, 손수 만든 거라 배 이상 맛있었다. 






둘 만의 기념 사진 한 컷...



그렇게 정리를 마치고 주변 산책을 나갔다. 


당시가 4월 중하순이었고 이미 전국의 벚꽃은 다 졌지만, 이곳은 아직 벚꽃이 지지 않았다. 역시 나의 고향, 제천은 추운 동네다. 중부지방이지만, 지대가 높아 평균 기온이 주변 동네보다 낮다. 






















둘러보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차분하게 이런 저런 풍경을 눈에 담으며 봄의 싱그러움을 만끽하다가도, 채 피지도 못하고 세월호 안에 갇혀있을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거워졌다. 이런 마음은 점점 커져갔고, 점심으로 먹은 김밥이 아직 소화 되지도 않았지만, 저녁을 먹자고 제안했다. 저녁을 먹고 싶어서라기 보다 저녁과 함께 할, 술을 빨리 한 잔 하고 싶어서였다. 







처음으로 캠핑장에 와인을 챙겨왔다. 

언젠가 영동대 호텔외식조리학과 교수님이 주신 와인... 와인맛은 잘 모르지만, 약간 떫은 맛이 괜찮았다. 앞으로는 캠핑 올 때 와인을 자주 챙겨가야지 다짐 아닌 다짐을 해 본다. 











술은 다 비웠지만, 배가 고프지 않았기에 고기가 반이상 남았다. 



몸은 캠핑장에 나와있었지만, 마음은 세월호에 가 있었다. 








고발뉴스 생방송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분노하다 결국 매점에서 캔맥주를 더 사왔다. 


그러던 사이 어둠이 찾아왔고, 무거운 마음으로 밤을 맞이 했다. 











다음날 아침 7시에 일어나 짐을 정리했다. 

지금까지 캠핑을 하면서 이렇게 일찍 사이트를 정리한 건 처음이다. 캠핑장 관리 하시는 분도 뭘 이렇게 일찍 나가냐며 의아해 하셨다. 


8시쯤 덕동을 나와 충주로 왔다. 

대충 씻고 교회를 찾아가 기도를 했다. 






이 번 캠핑은 평생 잊지 못할, 마음 무거운 캠핑으로 기억될 것이다. 


아직까지도 돌아오지 못하고 있는 17명의 실종자들... 

하루 빨리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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