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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캠핑

[캠핑] 괴산 목도 강수욕장 캠핑

by Kang.P 2013. 6.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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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이 유행하면서 캠핑 인구도 늘었고 전국에 캠핑장도 많이 생겼다. 

캠핑장의 증가는 더딘데 비해 이용객은 빠르게 늘다보니 요즘에는 캠핑 한 번 가려면 예약은 필수고 

예약을 통해 사이트를 잡았다고 해도 사람이 너무 많아 캠핑장이라기 보다는 '난민촌'에 가까운 형상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장된 표현은 아닐 것이다. 


캠핑 마니아는 아니지만 관심은 가지고 있고, 하나 하나 장비를 구입하여 

애마인 란돌이(뉴코란도) 짐칸에 휴대하고 다니며 시간 날 때 캠핑을 즐기는 편이다.



근데, 작년부턴가... 

앞서 말한 '난민촌'같은 형상과 아울러 캠핑 인구가 많아지다 보니, 그 속에서 빈부의 격차를 느끼게 되더라. 

고가의 텐트와 고급 레스토랑의 주방을 옮겨 놓은 듯한 장비들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위축되는 듯한 느낌이 들곤 한다. 



각설하고,

장마가 오기 전에 회사 동기와 캠핑 한 번 가자고 입에 달고 살았었는데, 최근에 함께 다녀왔다. 


이번에 찾아 간 곳은 충북 괴산의 목도리(리 이름이 '목도')에 위치한 목도 강수욕장이다.






강수욕장...


생소했지만, 간단했다. 

바닷가에 있는 것이 해수욕장이라면, 강가에 있는 것은 강수욕장이라는 것.


몇 해 전 괴산군에서 이곳 강가에 모래를 깔고 음수대, 샤워실 등을 갖춰 캠핑을 할 수 있게 했다고 하는데,

말이 좀 많았다고 한다. 


장마철이면 물이 넘쳐 주변 시설이 물에 잠기기 일쑤였고,

이용하는 사람도 많지 않은데, 많은 군비를 투입해서 예산만 낭비했다는 것이다. 






충주에서도 멀지 않아 열두살 된 란돌이가 천천히 와도 30분 정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이곳을 택한 이유는 앞서 말한 예산 낭비의 이유였던, 사람이 찾지 않는 것 때문이었다. 


날씨 좋은 토요일이었음에도, 우리가 도착했을 때는 타프 한 동이 전부였다. 






사람이 없어 좋았다. 


일단 차에서 내려 주변 풍광을 둘러 보았다. 









날은 적당히 더웠고, 적당히 바람도 불었고, 텐트를 치면서도 적당히 땀이 났다. 

모든 설치를 마치고 나니, 3시 안팎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자, 이젠 뭐하나...













남자 둘이 캠핑을 오면서, 나의 목적은 힐링이었다. 

어떤 목적도 갖지 않는 것이 목적이었다. 


졸리면 자고, 쉬고 싶으면 쉬고, 물에 들어가고 싶으면 들어가고...

말 그대로 본능에 충실한 것... 바로 그것이었다...ㅋ






이렇게 해먹에 누워 책장 뒤적거리며

가끔씩 스쳐가는 바람을 몸으로 느끼며

아무 생각없이 하늘 쳐다보며

때로는 콧노래도 흥얼거리며

나른함이 느껴질 땐 스르르 눈 감으며

갑자기 궁금한 사람 생각날 땐 카톡으로 뭐하냐 물으며


아무 고민없이 그렇게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기타소리...


잠깐 잠든 사이 꿈을 꿨나 눈을 비볐지만 기타소리를 여전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 말고 하나 있던 타프에서 할아버지가 연주하는 소리였다. 


캬...

이 얼마나 멋지고 운치있나.


할머니를 앞에 두고, 중간중간 침발라 악보 넘겨가며 연주하시는 할아버지...

현대판 신선을 만난 듯했다. 



그렇게 한참을 가만히 눈 감고 할아버지의 연주를 훔쳐 들었다...







함께 간 동기, 충만이는 올갱이 잡는데 여념이 없었다. 






야심차게 가져 온 올갱이 잡는 기구라는데, 

뭐가 보이긴 하냐?ㅋ









며칠 전 비가 좀 와서 인지, 물은 그리 맑지 않았지만, 조만한 송사리들이 무지 많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물이 이렇게 늘면, 물살에 올갱이가 다 떠내려 간다고 한다. 


그래, 올갱이나 물고기 잡아 봤자 뭐하겠냐...

어차피 해 먹을 줄도 모르는 우린데...ㅋ








충주도 시골이 아니라고 부정할 수는 없지만, 그보다 더 친자연적인 공간에 오고 싶었다. 

이렇게 강 가에서 물탕 튕기기 놀이하면서 니가 더 적게 갔냐느니, 내가 이겼다느니, 하면서

애처럼 놀고 싶었다. 





유일하게 있는 단체 사진(?)이다...ㅋ



그렇게 하하호호 놀다보니, 어느덧 5시가 넘었다. 

저녁 먹으며 술 한 잔 해야 하는데, 해는 야속하리 만큼 더디갔다. 



이태백은 달을 벗삼아 술을 마셨다는데, 

우리는 해를 벗삼아 술을 마셔보자...



바로 옆에 읍내가 있어서 장을 보는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농협 하나로마트라고 해서 들어갔는데, 그냥 동네 슈퍼 수준이었다. 









딱 고기 구워 먹을 때 필요한 것만 사 와서(자의반 타의반) 조리를 시작했다. 










우리 둘의 자리에 언제나 빠지지 않는 소맥...


그러고 보니, 둘이 잔 부딪히는 사진이 한 장도 없구나...

아쉽다...






그러는 사이 해는 지고 밤이 깊어 갔고, 

우리들의 이야기도 깊어 갔다. 



같이 입사하면서 같은 고민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이 친구와 난 고민이 다르다. 


이 친구는 와이프와 아들에 대한 고민이 생겼지만, 

나는 아직 그런 고민을 할 수 없다...


음...

이런 것도 선행 학습이 가능할까...  







기억이 없는 상황에서도 이 자리의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사명감 같은 것이 있었나 보다.

카메라에 이런 사진이 남아 있네...ㅋ



캠핑이라는 게 풍광만 수려하다고 즐거울까.


물론 혼자 많이 다니는 사람들은 그럴 수 있겠지만,

난 아직도 함께 하는 사람이 중요한 것 같다. 



좋은 사람과 함께 하고

더불어 아름다운 풍경이 함께 하고

더불어 시원한 소맥이 함께 한다면

여기가 무릉도원 아니겠는가...



앞으로도 좋은 사람들과 멋진 자연과 시원한 술과 함께 하기 위해 

많이 다니련다...^^







취중 셔터스피드 무지하게 낮춰서 뭐라 쓴 걸까...


저것이 요즘 나의 심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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