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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캠핑

[캠핑] 단양 천동오토캠핑장

by Kang.P 2013.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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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에 캠핑을 계획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가을의 경치가 좋긴 하지만, 아침 저녁으로 추울 것 같아 엄두가 안났다. 

추위를 대비할 장비를 구입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계획이 없기에 더욱 망설였던 거 같다. 

그러나, 더 늦어지면 올 해 캠핑은 끝날 것 같아 토요일 아침, 차에 시동을 걸었다. 


목적지는 소백산 다리안. 

검색을 통해 블로거님들의 글에서 큰 도움을 받았다. 


다리안 관광지 데크 야영장을 가고자 했는데, 블로거님들의 포스팅을 보니 성수기까지는 예약만 받지만,

비수기에는 선착순으로 자리를 내준다고 했다. 데크가 15개 밖에 안되어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었다. 


나름 일찍 준비해서 간다고 했으나, 매표소에 도착하니 오전 11시 반...

테크 야영장을 물었더니, 이럴 수 가...


이미 전 날 밤에 다 찼단다... 부지런한 캠퍼들...


이대로 돌아 갈 순 없어서, 올라오는 길에 본 천동오토캠핑장으로 들어갔다. 

 

 





 


 

이곳은 대체로 블로그에서의 평판이 좋지 않았다.

관리도 잘 안되어 있고, 사이트도 울퉁불퉁하다는 식의 글들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또한 공단에서 관리하는 캠핑장인데, 다리안 관광지 캠핑장에 비해 가격도 좀 더 비쌌다.


그러나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워낙 기대를 안하고 와서 인지, 생각했던 만큼 나쁘지 않았다. 

노랗게 빨갛게 물든 단풍도 마음에 들었다. 

역시 최악의 상황을 가정하고 와야 현실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오전이라 그런지 빈 사이트가 많았고, 

구석자리 조용한 곳에 자리를 잡았다. 

 

 




 


 

오랜만에 트렁에서 외출하는 폭스리버...

 

 









설치를 마치고 나니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밑에서는 못 느꼈는데, 소백산 자락 쪽으로 올라와 보니 이곳은 완연한 가을 모습이었다. 


계획대로 다리안 캠핑장에 사이트를 구축했으면, 정상까지는 아니더라도 산책 삼아 소백산 쪽으로 올라가 보려했는데,

이 곳에서 가기에는 거리가 좀 있어서, 그냥 주변을 산책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천동 오토 캠핑장 바로 위에는 여름철에 운영하는 수영장도 있었다. 

특별한 것은 없어보이지만, 여름 휴가철 아이들에는 신나는 놀이터가 될 듯 했다. 










 

 


누구 하나 간섭하는 사람 없이, 공기 좋은 자연 속에서 책 보고, 잠이 오면 낮잠 자고...

이런 여유가 캠핑의 묘미가 아닐까...


산으로 둘러쌓여 있다보니, 해가 일찍 떨어졌다. 

그러자 금방 추워졌다. 뭐, 예상했던 일이고 나름 대비도 해 왔으니 문제될 것은 없다. 


한 것도 없는데 배가 고파진다. 

오늘의 저녁은 소고기다.

 

 













 

 


이번에 구입한 화롯대를 이 날 처음 사용했다. 

새 것이고 처음 사용하다 보니, 애지중지하는 마음에 불이 닿는 부분을 알루미늄 호일로 정성껏 감았다. 

시간이 지나면, 이것 역시도 다른 장비들처럼 아무 감흥없이 막 사용하겠지??


문득, 사람과의 관계 역시 이와 같이 생각하며 살고 있지는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처음 관계 맺을 때는 챙기고 신경 쓰고 노력하지만, 어느 순간 내 사람이다 판단이 들면, 그 때부터는 

다른 장비와 다름 없이 무감각하게 막 사용하게 될 이 화롯대처럼, 그렇게 당연시하며 살고 있지는 않는지...


사람에게도 한계효용 체감의 법칙이 적용되는 것일까...


개시하는 화롯대를 보며 별 생각을 다 하는군...

시간이 지날수록, 오래될 수록 더욱 소중한 것이 사람이리라...

 

 







 

 


배불리 저녁을 먹고 정말 오랜만에 추억의 영화 '접속'을 봤다. 

참 느낌 좋았던 영화...

무엇보다 기억에 남는 건, 영화 전반에 흐르는 벨벳언더그라운드의 'pale blue eyes'... 

 

 




 

 


보통은 캠핑을 가면 초저녁부터 고기 굽고, 소맥 말아서 부어라 마셔라 하다 결국엔 필름 끊기고

다음날은 숙취로 초죽음이 되기 일쑤 였는데, 이 날은 정말 가을의 정취를 온 몸으로 느끼는 캠핑이었고, 

앞으로도 이런, 힐링의 캠핑을 하고자 마음 먹었다. 



화장실 갔다 오는 길에 바라본 달. 

 


 

 


폰으로 확인해 보니, 이 날이 보름이었다. 

음력 9월 15일...

휘영청 밝은 달을 봤으면 좋았겠다 싶다가도 구름 사이로 보이는 달의 모습도 나름 운치 있었다. 


 

 




밤이 되니, 

캠핑장의 가로등 사이로, 물든 단풍이 낮과는 또다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처음으로 가을이라는 계절에 실행한 캠핑...

비록, 추위서 새벽에 몇 번 잠에서 깼지만, 운치있고 아름다웠다. 


어쩌면 더위에 지치느니, 조금 춥더라도 가을의 매력을 만끽할 수 있는 이 계절의 캠핑도 괜찮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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