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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금연 열하루 째

by Kang.P 2021.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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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입에 물지 않은지 열하루 째다.

매년 1월이면 으레 해오던(?) 일이라 '뭐, 얼마나 가겠어?' 하며 시작한 금연이 열흘을 넘기고 있다.

중요한 건, 금단현상도 없고 할만하다는 거다.

이러다가 정말 담배를 끊게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두려움이 들 정도다. 

 

이참에 담배를 끊게 된다면 모든 공은 큰 딸에게 있다.

집에서 담배를 발견한 딸이 쓰레기통에 버리는 모습에 적잖은 충격을 받았고, 끊어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으니 말이다. 

 

2021년을 맞이한 지도 열흘이 되어가는데,

나이를 한 살 더 먹은 것과 담배를 피우지 않고 있는 것 빼고는 전과 달라진 게 없는 일상을 살고 있다.

표면적으론 그러한데 좀더 내면을 들여다보면,

미래에 대한 고민이 한층 더 커진 채 똬리를 틀고 있다.

대부분 사십 대의 고민일 것이다. 

 

직장에서의 역할과 그 속의 다양한 이해타산으로 얽히고설킨 관계들.

성장해 가는 아이들을 보며 제대로 부모의 역할을 하고 싶은 마음과 뒤따르는 경제적 고민들...

 

아이들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요즘, 아이들 자고 있는 모습을 가만히 보고 있으면 갑자기 뭉클해지며 눈물이 난다.

지금까지 잘 자라준 것에 대한 고마움과

앞으로도 모나지 않고 올바르게 성장해 주길 바라는 기도,

그리고 '이들이 살아갈 세상을 위해 나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하는 물음 등이 만들어낸 복합적인 감정의 외적 표현일 거다.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어김없이 담배 생각이 났는데, 오늘은 그렇지 않다.

어허, 이거 참...

 

진정, 지난 이십 수년 간 이어온 관계를 2021년에 깨끗하게 정리하게 되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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