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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한마음 걷기대회

by Kang.P 2018.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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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창사기념 대체 휴무일이었고, 오늘은 개천절이라 뜻밖에 이틀간의 휴일이 생겼다. 휴일이 좋기는 하다만 정해진 날짜에 작업을 끝내야 하는 업무 특성상, 쉬는 만큼 일하는 날의 업무 강도가 커질 수밖에 없다.(대부분의 직장인이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굳이 쉬는 날 출근해가며 워크홀릭 코스프레를 하고 싶진 않다. 결혼하고 나서부터, 특히 아이들이 태어난 후부터는 주말이나 공휴일은 되도록 가족과 보내려고 노력한다.


가까운 곳으로 캠핑을 갈까, 중앙탑 공원에 가서 자전거를 탈까 등 여러 가지를 고민했지만, 연휴 첫날인 어제는 하루 종일 누워서 골골대며 보냈다. 아내의 분노는 폭발했고, 눈치는 보였지만 몸을 움직이기 힘들 정도로 상태가 안 좋았다. 전날 그러니까 월요일 저녁, 청주에서 선배가 찾아왔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 술병은 쌓여갔고, 결국 이 지경에 이른 것이다. 가족과 함께 보낸 하루였지만, 철저히 격리되어 보낸 하루였다.(전날 과음으로 하루 종일 힘들어 했던 건 정말 오랜만이었다.) 


오늘은 큰아이 어린이집에서 행사가 있는 날이다. 충주시내 몇몇 어린이집이 공동으로 준비한 '한마음 걷기대회'. 호암지를 한 바퀴 돌며 곳곳에 선생님들이 준비한 이벤트에 참여하며 스티커를 받는 형식이었다. 여러 어린이집이 함께 하다 보니 많은 아이들과 그들의 부모, 할아버지 할머니가 호암지를 채웠다. DSLR 카메라를 들고 열심히 아이를 찍어주는 아빠부터 전날의 과음 때문인지 유독 피곤해 보이는 아빠까지, 다양한 아버지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큰 딸아이가 엄청 즐거워했다. 언제부터 우리나라에 괴물이 그리도 많았던 것일까. 끊임없이 친구들과 '괴물이다!'를 외치며 어찌나 열심히 뛰어다니던지.(덕분에 지금은 떡실신 낮잠 중이시다. 고맙습니다.) 친구들과 어울리며 잘 지내는 모습을 보니 뿌듯하면서도 뭉클했다. 아마도 우리 아이가 소외되거나 소외시키지 않고, 또래 친구들과 그들만의 사회에 잘 적응하는 모습이 기특하고 대견했기 때문일 것이다.


직장 동료인 전 군을 만났다. 전 군 역시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아내와 아들 셋과 함께 참석했다. '지금은 아들 셋 키우느라 힘들겠지만, 다 키워놓고 보면 든든할 거야'라는 말은 건네고 싶었지만, 놀리는 거냐며 그렇게 생각한다면 당신도 하나 더 낳으라는 말이 돌아올 것 같아 하지 않았다. 



10시 30분에 시작된 한마음 걷기대회는 12시에 즈음하여 끝났다. 덕분에 오전 시간을 잘 때웠다. 집에 있었다면 너무도 지루했을 휴일 오전이었을 텐데 말이다.


모쪼록 열심히 행사를 준비해 주신 어린이집 선생님들께 심심한 감사의 뜻을 전한다. 



P.S. 점심은 '보릿고개'에서 먹으려고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하필이면 수요일이 쉬는 날이었다. 그래서 대안으로 찾아간 시래기 명태조림 집.





이 집은 명태조림도 맛있지만, 꼭 어린이 설렁탕을 잡숴보길 권한다. 정말 맛있다. 애들 먹이려고 시켰다가 내가 다 먹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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