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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18년 7월 속초

[속초 여행] #.6 설악산 케이블카_에필로그

by Kang.P 2018.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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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8년 7월 13일 (금). 


여행의 마지막 날이다. 더 길게 일정을 잡을 수도 있었지만, 주말에는 정비하며 출근을 준비해야 한다는 생각에 심적 여유가 없었다. 쉴 때 팍 쉬어줘야 하는데 이놈의 성격이 그러질 못하다. 무엇으로 여행의 마지막을 장식할까 고민하다가 설악산 케이블카를 타러 가기로 했다. 왠지 속초에 왔으면 꼭 타봐야 할 것 같은 느낌적인 느낌이라고나 할까.  



일기예보에서 폭염이라며 야외활동을 자제하라고 해서 조금 걱정했지만, 견딜만한 더위였다.




설악산 국립공원 비석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사진이다. 왜냐하면 사진 속 우리는 나이 먹겠지만, (이변이 없는 한) 저 비석은 그대로 일 것이기 때문이다. 시간이 흘러 다시 설악산을 찾으면 또다시 저곳에서 사진을 찍을 것이고, 이 사진들이 모이면 아이가 자라고, 우리가 늙어가는 모습의 기록이 될 것이다.  



날은 더웠지만, 설악산은 멋졌다. 



평일인데도 사람들이 엄청 많았다. 



아들인 척 좀 그만해라, 둘째 딸아....


케이블카 전망대에 오르니 멋진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졌다. 




저 멀리 속초 시내도 한눈에 들어왔다. 



렌즈의 한계로 잘 보이진 않지만, 자세히 보면 토왕성폭포도 보인다. 



사랑하는 내 여자들... 덥지만 즐거운 추억 하나 만들었다. 




멀리서나마 울산바위도 구경할 수 있었다. 


대학시절 등산 소모임 활동할 때, 겨울 산행으로 설악산을 종주한 적이 있다. 양폭산장에서 출발해 대청봉을 찍고 오색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 중청대피소에 예약해 두었는데, 막상 도착하니 기상 악화로 인해 우리가 하산해 주지 않으면 지금 올라오는 사람들이 대피소 사용을 못하게 된다며 내려가 줄 것을 요구했다. 젊은 혈기에 호기롭게 대청봉을 찍고 하산을 시작했으나, 날은 금방 어두워졌고 준비도 안된 상태로 야간 산행을 하며 고생했던 기억이 역력하다. 양폭산장과 오색의 어느 민박집에서 형들과 술잔 기울이며 주고받던 이야기들... 어떤 내용인지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때의 분위기는 아직도 생생하다. 그게 벌써 20년이 다 되어가는 옛 추억이라니... 


설악산을 끝으로 2박 3일 간의 속초여행의 모든 일정이 끝났다. 


이렇게 여행을 기록하는 것은 어쩌면 나에게 숙제 같은 것이다. 기록을 남겨야 한다는 강박. 이런 강박은 큰 딸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생겼다. 기록해 주고 싶다는 욕구다. 시간이 많이 흐른 뒤 지금의 모습을 보며 추억할 수 있고, 또한 젊은 시절의 아빠 엄마의 모습을 보며 '이들에게도 내가 기억 못 하는 젊음이 있었구나.' 느끼게 해주고 싶다. 그리고 더 많은 시간이 흘러 내가 더 이상 이 세상에 없을 때, 아이들이 이곳의 글과 사진, 영상을 통해 조금이나마 그리움을 삭일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물론 나 스스로 이 시절을 추억하고 싶은 마음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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