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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큰 딸에게

[쑥쑥이에게] #.51_B+646_호암지 산책

by Kang.P 2017. 6.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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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6월 6일 현충일이란다. 현충일은 나라를 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을 기리는 날이야. 아침에 아빠랑 같이 조기게양한 거 기억하지??


오늘처럼 쉬는 날이면 눈 뜨자마자 하는 고민이 '오늘은 또 쑥쑥이랑 뭐하지?' 란다. 오후에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는 상황에서 나름 고민고민해서 내린 결정은...


'이 아이를 피곤하게 만들어서 낮잠을 오래 자게 만들자' 였단다. 결정을 내리고는 주저없이 호암지로 향했다.





딸... 불편하더라도 자꾸 머리띠 벗지마. 오늘도 할아버지, 할머니들한테 '잘생겼다'는 말 얼마나 많이 들었니... 머리 묶을 수 있을 때까지는 참아보자, 우리...








너를 피곤하게 만든 후, 낮잠 시간을 늘려서 편한 오후를 보내자는 취지로 나온 것이었지만, 좋아하는 너의 모습을 보니 다행이다 싶고 한편으론 좀 미안하더라~


 

 



물 만난 고기마냥 얼마나 신나게 뛰어 다니던지, 하루 종일 집에 있었으면 어떡할 뻔 했니... 



이제는 우리 딸이 말도 다 알아듣고 또 금방 따라해서 네 앞에서 말하는 게 다소 조심스럽단다. 혹시라도 아빠 엄마의 나쁜 언어습관을 우리 딸도 배울까 싶어서 말이야. 때가 되면 다 배우겠지만, 좋은 것만 보고 듣게 하고 싶은 게 부모 마음인가 보다. 

너 요즘 애교도 무지하게 는 거 알지?? 짧은 팔을 머리 위로 올려 하트를 만들며 '아빠 사앙해~(사랑해)' 할 때면 아빠는 녹아내린단다. 


아침마다 네 엄마는 너 어린이집 보내고 나면 딸 등원 잘 했다며 아빠한테 네 사진을 보내준다. 근데 그 사진을 보고 있으면 기특하면서도 안타깝고, 대견스러우면서도 씁쓸하다. 



몸뚱아리보다 큰 가방을 둘러매고 유치원을 향하는 뒷모습... 만 21개월 된 아이가 벌써 사회생활을 시작하는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두 돌도 안된 우리 딸도 이렇게 열심인데, 아빠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더라. 이렇듯 아빠에게 가족은 자극이고 동기부여란다. 

우리 딸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 더욱 열심히 살아가는 아빠의 모습을 지켜 봐 주렴.






뛰는 걸 즐거워하고



자연을 좋아하며



무엇보다 꽃을 사랑하는



우리 딸...



아빠 엄마는


그런 널 사랑한단다.


 photos with Nikon D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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