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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큰 딸에게

[쑥쑥이에게] #.52_B+669_오늘의 너에게

by Kang.P 2017. 6.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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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과 동시에 근 4시간에 걸쳐 자막작업을 마쳤고, 2시간 동안 파일변화한 후 녹음실에 보냈다. 그러고 나니 숨돌릴 여유가 생기는구나. 2주마다 목요일이면 아빠는 이런 전쟁을 치른단다.

 

딸,

이제는 우리 딸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져서 또다른 재미가 있어. 비록 완벽한 언어로 이야기하지는 못하지만 아빠 엄마 말 다 알아 듣고 이에 반응하는 네 모습이 신기해. 애교도 많고 흥도 넘쳐서 덕분에 웃음 짓는 일이 많단다. 또한 이젠 고집도 생겨서 네 맘에 안들면 고집 피우며 떼쓰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지만 우리 딸은 잘 설명하면 또 금방 이해하는 것 같아.

 

 

 

 

정말 금방 큰다, 우리 딸. 시간이 지나면 지금의 이런 모습들이 많이 그리울 것 같아. 하지만 그 때는 또 성장한 너의 모습을 보며 흐뭇해하겠지. 너를 키우면서 아빠도 많이 배우고 있어. 자식을 키운다는 게 보통일이 아니더라. 매번 닥치는 여러 상황들 속에서 어떻게 행동하는 것이 올바른 것인지 고민하게 돼. 때때로 감정적으로 행동했다가 돌아서서 후회하고 반성하는 모습의 반복이란다.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거든...

 

 

요즘도 넌 밤에 자다가 놀라서 소리 지르며 울곤 한단다. 한의원에서 약을 지어먹기도 했었지만, 이유를 모르겠어. 어젯밤에도 놀라서 소리지르며 우는 널 보며, 혹시 저녁에 아빠가 혼낸 것 때문에 그런건가 하는 생각도 들더구나. 안되는 것은 안된다고 가르치는 게 맞는데, 내가 너무 심하게 뭐라고 한 건 아닌지 반성하게 되더라. 참, 어려운 일이야...

 

네 동생, 축복이가 세상에 나올 날도 이제 1달 정도 밖에 남지 않았다. 그래서 네 엄마가 많이 힘들어 해. 몸도 무겁고, 너 때는 안 그랬는데 허리통증도 많이 호소하더라. 그런 엄마한테 짜증내고 투정부리는 네가 야속하기도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아빠가 더 많이 도와줘야겠다 생각해. 근데 말이야... 아빠가 놀아주려고 다가가도 '아빠 싫어', '아빠 가~~' 할 때마다 좀 야속하다. 며칠 전에는 아빠 진심으로 삐졌었어. (지금은 괜찮아... 소주 한 잔 하면서 혼자 풀었어...)

 

아무래도 아빠와 교감시간이 많지 않아서 그런 거라 생각해. 아빠가 좀 더 시간을 내도록 노력할께...

 

요즘 많이 덥다. 활동적인 너에겐 치명적인 날씨지... 더위 잘 견디자, 우리. 그러다 보면 선선한 가을이 찾아올꺼야. 동생 축복이가 건강하게 태어나길 함께 기도하자구, 딸~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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