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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큰 딸에게

[쑥쑥이에게] #.2 사진 속 기억들...

by Kang.P 2015.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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즘 내 카메라(Nikon D5100)는 진열장에서 묵언수행 중이다.

전에는 둘이 놀러 다닐 때마다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 찍고, 또한 동영상을 찍어 뮤직비디오식 영상도 만들어 기념일에 주곤 했는데, 결혼 후 아주 긴 휴식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그러던 것을 며칠 전에 꺼내서 사진들을 노트북으로 옮기며 정리했다.

그러다 발견한 몇 주 전의 기록이 눈에 들어왔다.

 


Nikon D5100

 

 

 

지난 2014년 12월 27일...

대학 친구들을 충주로 불러내려 집들이를 했었다.

때마침 그날은 무도 토토가 1부가 방송되었다. 학창시절 즐겨듣던 노래들을 그 때 그 가수의 목소리로 듣다 있자니 감정이 벅차올라 동네 노래방에서 샤우팅을 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1월 중순에 친구 병국이 집들이를 손가락 걸고 약속했으나,

그 날이 아버지 생신 기념 가족모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불과 며칠 전이었다... (불효자는 웁니다,,,)

 

저 사진을 마지막으로 DSLR 속의 기록은 없었다.

쑥쑥이도 생겼겠다, 앞으로 소소한 일상에 대한 기록에 좀더 신경 써야겠다.

 

쑥쑥이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아내가 6주, 7주 차에 접어들면서 속이 더부룩한 증상이 잦아졌다.

소화도 잘 안될 때가 많고, 입덧 비슷한 증상도 생겼다.


그러다 보니, 부드러운 것을 찾는 경우가 많다.

지난 일요일. 한 주를 마감하며 저녁은 뭐 먹을까 머리를 맞대고 있는데 아내는 죽이 먹고 싶다고 했다.

다행히 집 앞에 죽가게가 있어서 아내가 먹고 싶다고 한 해장김치죽과 내가 먹을 쇠고기버섯죽을 포장해 왔다.

 

집에 와서 열어보니, 세상에...

 


iphone5

 

 

양이 장난이 아니었다. 이 정도면 4명이 먹어도 충분할 것 같았다.

가게 시작한 지 얼마 안되서 당분간은 쉬는 날 없이 일해보려고 한다는 젊은 주인 아주머니의 말이 다시금 들려왔다...

이렇게 열심히 살며, 넉넉한 마음을 가지고 일하는 분들이 성공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이 날은 '아빠 어디가' 마지막회가 방송 되었다.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민율이의 영상 편지를 보고나서의 김성주의 모습이었다.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아들 때문에 내가 더 열심히 일한다.'. '이런 아들이 있는데, 내가 어찌 나태할 수 있겠는가'

하는 식의 독백을 했다. 

 

이 화면을 보면서 tvN 드라마 '미생'에서 장그래의 대사가 떠올랐다.

 

'나는 우리 어머니의 자부심이다.'

 

 

결국은 가족이다.

 

부모를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자식이고,

자식이 신발끈을 다시금 묶게 하는 것도 부모고 가족이다.

 

가족을 꾸리고 2세가 아내의 뱃 속에서 숨쉬고 있어서 인지, 요즘 들어 '가족'에 대하여 생각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iphone5

 

 

어제인 19일.

두번째로 산부인과를 찾았다. 초음파로 좀 더 자란 쑥쑥이를 만났고, 아내는 선전검사를 받았다. 소변과 피검사를 했고 결과는 일주일 정도 후에 나온다고 했다.

 

이 날은 충주에서 '다이빙벨'을 무료상영하는 날이었다.

지역에서 접하기 쉽지 않은 자리였고, 검사 끝나고 같이 가서 보려했으나, 수술이 있어서 검사가 늦어지는 바람에

아쉽지만 포기했다.

  

아내는 주꾸미 삼겹살이 먹고 싶다고 해서 주꾸미 가게로 차를 돌렸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3군데를 찾아 돌아다녔는데, 가게가 없어졌거나 쉬는 날이었다.

이제는 오기가 생겨서라도 무조건 주꾸미를 먹어야만 했다.

 

 

마침내 신연수동에서 찾았다.

 

 

 


iphone5


 


베트남산 냉동 주꾸미였지만, 아내가 맛있게 먹으니 상관없었다. 

임신하면 입이 짧아진다더니 정말 그런가 보다.

평소의 먹성을 발휘 못하며 아쉬워하는 아내의 모습을 보며 느꼈다.  

 


이렇게 한 주 한 주

쑥쑥이는 엄마 뱃 속에서 자랄 것이고,

 

그만큼

아내의 몸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나 역시도

그에 따른 책임감도 커져갈 것이고...

 

 

하지만

 

 

그것은

 

기분 좋은 책임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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