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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10년 9월 인도

인도출장기 #1. 9월 2일

by Kang.P 2010.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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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3시. 회사를 출발해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곤파스의 북상으로 충주에도 빗방울이 흩날리기는 했지만, 전혀 위협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천에 가까워 지자, 빗방울이 굵어지고 바람이 상당히 강해졌다.

차 안에서 카메라 후배와 많은 대화는 없었지만, 후배도 나만큼 이번 해외 출장에 부담을 가지고 있었으리라. 첫 해외 출장을 너무 멀리 잡았구나 하는 생각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았지만 이미 엎지러진 물...
가서 열심히 하는 수 밖에 없지, 뭐... 

차는 어느새 인천공항 톨게이트에 가까워졌고, 곤파스 역시도 우리와 같은 시간에 인천에 상륙했나보다. 이쯤부터 광기어린 비와 바람이 우리 봉고차를 때려댔다.


함께 가기로 한 출연자와 6시 반에 공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너무 일찍 도착했다. 그러고 보니, 운전하는 동생도 아침을 먹고 내려가야 할 것 같고, 우리 역시도 마지막으로 한국밥을 먹고자 하는 마음에 공항신도시로 차를 돌려 밥 집을 찾았다. 빗 속을 뚫고 달려 24시간 설렁탕집을 발견했고, 그 곳에서 한국에서의 최후의 만찬을 나누고자 했다.몇 술을 떴을까. 큰 소리와 함께 아주머니들이 현관으로 몰린다. 무슨 일인가 싶어 봤더니, 맞은 편에 있는 사우나 간판이 바람에 떨어져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있었다.'이런 날씨에 과연 비행기가 뜰 수 있을까...'원망스러운 마음은 커져만 갔다.공항으로 돌아와 기사와 작별인사를 나누고, 공항으로 들어선다. 몇 분 후 뉴스에서 인천대교가 통제되었다는 소식을 접했고, 서울은 정전에 나무가 뿌러지고 인터넷이 끊겼다는 사실을 트위터로 알게 되었다.출연자와 만나 티켓팅을 하려는데,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8시 50분 비행기는 연착이 되어 10시 15분에 출발했다. 다행이다 싶었다. 오전에라도 출발할 수 있어서...이 때쯤 되자 평정심을 찾을 수 있었고, 주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태풍이 온다고 해도 공항에는 외국 나가는 사람들로 북적댔다. 다들 무슨 목적으로 어느 나라를 가려고 하는 것일까.
출발이 확실해지니, 사진을 찍을 여유도 생겼다. 7일 간 인도에서의 고생을 통해 저 턱살들을 제거하고 오리라 마음을 다졌지만, 결과적으로 더 쪄서 돌아온 듯해서 속이 다소 상하다.
처음으로 발급받은 촬영비자.글쎄... 서류 좀 준비하고, 돈 좀 더내면 누구나 받을 수 있는 촬영비자인데, 처음이라 그런지 감개가 무량했다. 놀러가는 것이 아니고 일하러 가는 것임을 다시금 되새겨주어 고맙게도 스트레스를 가중시켜 주었다.  인도를 가는 길을 정말로 멀고도 험했다. 홍콩에서 갈아타면 바로 델리로 떨어지는 줄 알았는데, 홍콩에서 갈아타고 방콕을 경유해서 한시간을 대기했다가 델리로 향했다. 방콕에서는 기내 밖으로 나갈 수도 없었다. 설상가상으로 연료 쪽에 문제가 생겨서 그거 조치하느라 우리는 2시간 반을 기내에 감금당해 있어야만 했다;;;방콕에선 인도 사람들이 많이 탔다.
인도에 가는 것이 실감나는 순간이었다. 이들이 비행기를 채우자, 특유의 인도인의 향(?)이 코를 자극했다. 어서 적응해야 할 부분이었다.홍콩에서 델리까지의 기나긴 여정을 참을 수 있었던 것은 우리 라인을 담당하던 귀여운 홍콩 스튜어디스 덕분이었다...ㅎㅎㅎ 여러가지 요구사항에 힘들어하는 그녀를 볼 때면, 안타까워하는 순수한 사내가 내 안에 있음을 알았다...ㅋ방콕에서 약 4시간을 날아가자 델리 공항에 도착했다.
인천에서 10시 15분 비행기를 탄 것을 시작으로 델리 공항에 도착하니, 한국시간으로 새벽 1시....
입국 수속을 마치고, 렌트카를 타고 숙소에 도착하니 새벽 3시(한국시간)....즉, 인도라는 곳에 오기 위해 충주에서 새벽 3시에 출발해서 다음날 새벽 3시 즈음에 목적지에 도착...24시간이 걸렸다. 털썩;;;지친다... 내일부터는 본격적인 촬영.이렇게 델리에서의 첫 날 밤을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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