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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23년 9월 고성

[고성 아야진 여행] #.4 갈매기횟집 1호점

by Kang.P 2023. 10.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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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의 재미 중 먹는 재미를 빼놓을 수 있으랴. 첫날 저녁은 고기를 구우며 숙소에서 해결했지만 둘째 날이자 마지막 저녁은 나가서 회를 먹기로 했다.
 
검색해 본 결과 갈매기횟집 2호점에 대한 글들이 많아 그곳을 목적지로 정했다. 숙소에서 골목을 따라 조금만 걸어가면 아야진항과 만난다. 여느 관광지처럼 횟집이 즐비해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작은 항이라 그런지 조촐하게 서너 개의 횟집만이 어깨를 나란히 자리하고 있었다. 정겨웠다.

  
갈매기횟집은 1호점과 2호점이 붙어 있다. 우리는 2호점으로 들어섰는데 아야진에서 회 먹는 사람은 죄다 이리로 모였는지 자리가 없었다. 아주머니는 1호점과 2호점 모두 같은 사장이라는 설명과 함께 1호점으로 안내했다. 알고 보니 2호점을 메인 점포로 운영하며 손님이 넘치면 1호점으로 받았다. 즉, 2호점이 차기 전에는 1호점에 손님을 받지 않는 구조였다. 
 
1호점이나 2호점이나 상관없었는데, 다만 메인 주방이 1호점에 있다 보니 추가 주문을 하거나 필요한 것을 요청할 때 다소 불편했다. 당신이 성격이 급한 사람이라면 자리를 박차고 1호점으로 달려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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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저녁은 사위가 한 턱 쏘겠다고 했지만 장인어른은 손사래를 치시고는 보태라며 오만 원 권 네 장을 아내에게 쥐어주셨다(그 돈은 행방은 아직도 모른다. 아무래도 아내가,,,). 우리는 30만 원짜리 세트 메뉴를 시켰다. 정확한 명칭은 기억나지 않지만 회와 대게가 함께 나오는 구성이었다. 
 

 
먹기 바쁜 나머지 메인 음식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맛있었다. 사실 회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이 정도면 맛있는 건가?'싶었는데 어른들이 맛있다고 하시니 그런 것 같았다. 장인 장모님을 모시고 횟집에 온 건 처음이었다. 생신이나 가족 행사가 있을 때면 '귀찮게 뭘 나가냐'며 집에서 먹자고 하셔서 거의 매번 처갓집에서 먹었다. 
 
장모님 입장에서도 나가서 먹으면 설거지할 것도 없고 왜 안 좋으시겠냐마는 식당에 가면 손녀들 챙기느라 딸 사위 정신없고 돈도 많이 들고 하니 그렇게 말씀하셨을 거다. 그럼에도 철없는 사위는 행간을 읽지 못하고 '그럼 그럴까요? 허허허' 하며 순순히 따랐던 건지도 모르겠다(나는 눈치가 없다). 
 

물론 애들에겐 회 따위보다 유튜브가 더 중요하다.

 
어른들이 맛있게 드시니 뿌듯했다. 오랜만에 장인어른과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철딱서니 없는 당신의 딸과 참고 잘 살아줘서 고맙다는 류의 말씀을 하셨고 따님을 곱게 키워주셔서 감사하는 말로 대꾸했다. 아울러 가장으로서 열심히 살겠다는 다짐도 덧붙였다. 
 
사실 장인어른의 입맛을 사로잡은 건 회도 아니고 대게도 아닌, '김치'였다. 젓갈이 들어간 김치의 감칠맛에 매료된 장인어른은 추가 김치를 요청하셨고 식당을 나올 때는 내일 아침에 드실 김치까지 꼼꼼히 챙기셨다. 
 

 

 
이렇게... (장인어른은 요리를 좋아하는 미식가이시다.)
 
아야진에서의 마지막 저녁은 모두가 만족하며 유쾌하게 마무리되었다. 볼수록 경험할수록 매력적인 아야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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