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끔 여행/2023년 9월 고성

[고성 아야진 여행] #.1 생애 처음 명절에 떠난 여행

by Kang.P 2023. 10. 3.
728x90

올 추석 연휴는 유난히 길었다. 정부가 10월 2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했을뿐더러 10월 4일은 회사의 창사기념일 대체휴무일이다 보니 무려 일주일을 쉬게 되었다. 입이 귀에 걸릴 법한데도 산적해 있는 일들과 업무 스트레스 때문에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릇 일 못하는 이들이 일할 때 놀 생각하고, 놀 때 일 걱정한다'는 동서고금을 막론한 지혜의 말씀을 굳게 붙잡고 절대 회사 생각, 일 생각하지 않으며 연휴를 보내기로 단단히 마음먹었다. 
 
특히 이번 추석 연휴에는 처갓집 가족들과 여행을 가게 되었다. 장인어른이 내년 초면 회갑이신데 일 때문에 평일에는 휴가를 낼 수 없는 상황이라 이번 추석 연휴에 이른 회갑 여행을 준비한 것이다.
 
아내와 처제가 주축이 되어 여행 일정을 챙겼다. 실은 나 또한 명절에 부모님을 찾아뵙지 않고 여행을 떠나는 게 처음이다. 장인어른 환갑 여행이라고 말씀드리면 당연히 다녀오라고 하시겠지만 한편으론 서운해하실 것 같아 말씀드리길 망설였다. 
 
날짜는 다가오고 언제까지 뜸들이고 있을 순 없는 노릇이라 전화를 걸어 무거운 입을 뗐다. 다행히 걱정하지 말고 잘 다녀오라고 하셨다. 아쉬운 마음이 없으시랴마는 그리 말씀해 주시지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반응형

아내와 처제는 여행지로 여러 곳을 알아봤는데, 우여곡절 끝에 강원도 고성으로 확정했다. 고성을 지를 줄만 알았지 정작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고성이었다. 
 
고성에서도 토성면 아야진리에 숙소를 잡았는데, 아야진이라는 이름처럼 귀엽고 아기자기한 동네였다.
 

 
특히 골목이 매력적이다. 좁은 골목과 야트막한 담장, 그리고 어릴 적에 봤을 법한 동네 약방 같은 건물들. 거미줄처럼 연결된 골목을 따라 조금만 걷다 보면 거짓말처럼 시원하게 트인 바다가 펼쳐진다. 돌담만 현무암으로 바꾸면 서귀포의 여느 마을 어귀와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어릴 적 살던 동네 같았던 아야진의 골목 모습

 
잠시 산책을 마치고 돌아와 저녁을 준비했다. 원체 요리를 좋아하시는 장인어른이 주방을 차지하셨다. 밖에서 테이블을 정리하고 있자니 군침 도는 버섯찌개를 한 냄비 들고 나오셨는데 거짓말이 아니고 진짜 맛있었다.
 

 
입실 시간인 3시가 넘도록 집주인과 연락이 되지 않아 맘고생한 것과 전기밥솥 부재의 아쉬움만 빼면 아주 훌륭한 숙소였다. 정작 추석날엔 흐려서 달을 보지 못했는데, 추석 하루 앞둔 이날은 휘영청 밝은 보름달이 우리를 반겼다. 
 
아야진의 첫인상은 아기자기하면서도 강렬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