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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23년 9월 고성

[고성 아야진 여행] #.3 통일전망대

by Kang.P 2023.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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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전망대는 꼭 가 보고 싶었다. 이 나이 먹도록 한 번도 못 가 본 게 아쉬웠고, 분단의 현실과 안타까움을 몸으로 느끼고 싶었을뿐더러 북한의 모습을 눈으로 직접 보고 싶은 호기심도 있었다.
 
아내도 가 보고 싶기는 마찬가지였지만 이유는 달랐다. 어린 시절 통일전망대에 있는 탱크 앞에서 네 가족이 함께 찍은 사진이 있는데 성인이 된 지금, 같은 자리에서 같은 자세로 기록을 남기고 싶어 했다. 
 

 
통일전망대는 가고 싶다고 맘대로 갈 수 있는 곳이 아니었다. 먼저 통일안보공원에서 출입신고서를 작성한 후 군대에나 있을 법한 강당에 모여 앉아 안보 교육을 받아야 했다(66사단 공병대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었다).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통일전망대로 출발할 수 있었다. 
 
7번 국도를 따라 올라가다 보면 급격하게 우회전으로 꺾었다가 다시 좌회전하는 구간을 만나게 되는데, 유심히 보니 남북출입사무소로 들어가는 길이 견고하게 막혀 있었고 그 앞에서 우회전하는 것이었다. 
 
아... 지금은 끊겨버린 이 길을 통해 과거 금강산 관광이 이루어졌을 것을 생각하니 격세지감이 느껴졌다. 다시 길을 따라 주욱 올라가다 보면 7번 국도의 종점을 알리는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군인들의 검문소가 있었고 그때서야 비로소 차가 밀렸던 이유를 알 수 있었다.
 
2019년에 통일전망타워가 완공되면서 기존 통일전망대는 출입이 금지된 상태였고, DMZ의 D를 형상화한 통일전망타워에 올라 북녘 땅을 볼 수 있었다. 
 

 
물론 나 역시 전쟁을 경험한 세대가 아니지만, 딸들에게는 한국전쟁과 분단의 과정은 호랑이 담배 피우던 시절의 이야기처럼 현실감이 없을 거다.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고 했는데, 아이들이 어떻게 정리했는지는 모르겠다.
 
전망대 올라 망원경으로 북한의 모습을 봤다. 초소의 모습과 민가로 보이는 회색빛 건물들... 인파에 밀려 오랫동안 감상에 빠져있을 순 없었지만 무채색 북녘 모습을 보며 북에 고향을 두고 온 실향민의 마음을 감히 가늠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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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깝게도 아내의 희망사항은 이룰 수 없었다. 어린 시절 함께 사진 찍었던 탱크는 없어졌고 그 자리를 자그마한 장갑차가 대신하고 있었다. 아쉬운 마음을 뒤로하고 새롭게 생긴 통일전망타워 앞에서의 단체사진으로 대신했다. 수년 후 같은 사람들과 같은 포즈로 사진 찍을 것을 다짐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장모님이 가보고 싶어하시던 송지호해수욕장에 들렀다. 해변 앞에는 캠핑장이 자리하고 있었는데 아야진 해변과는 또 다른 풍광이었다. 

 

 

 

 

송지호 해변에서 인생샷을 찍고자 노력했으나,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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