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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시간

by Kang.P 2021. 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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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장마와 폭염 때문에 매일 같이 돌던 호암지를 2주째 못 가고 있다. 습관이라는 게 무서운 것이, 평일이면 항상 하던 운동 겸 산책을 못하게 되니 몸이 아픈 것 같고 (많지도 않지만) 모든 근육이 지방으로 변해가는 느낌이다.

회사에서 점심을 먹고 40분간 호암지를 돌았던 건 운동 때문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하루라는 시간을 알차게 쓰고 싶은 욕망 때문이기도 했다. 나이를 먹어서인지 요즘은 시간을 잘 활용하고 싶은 욕구가 높다. 군대 있을 때 통제된 공간과 시간 속에서 더 많은 책을 읽고, 자격증 공부를 했던 것과 비슷한 현상이랄까?

군대와 비교할 만큼 지금의 삶이 통제되고 제한된 건 아니지만, 회사와 나를 분리시켜 생각해 보면 '회사의 일'을 하는 속에서 짬을 내 '나를 위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삶에 좀 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는 것 같아 뿌듯하고 일과는 다른 성취감을 준다.

퇴근 후에는 길지 않은 시간이지만 홈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하곤 하는데, 이 모든 것들은 작년 생일에 아내가 선물로 사준 애플워치 덕이다. 단지 플렉스하기 위해 차고 다닌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난 이 웨어러블 센서를 통해 운동량이 많이 늘었다. 기계의 노예가 되었다기보다는 목표를 정하고 항시 그것을 체크할 수 있는 장비를 갖춘 것이다.

시간 활용에 대한 욕구와 애플 워치의 메커니즘의 결합은 긍정적인 시너지를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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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 모든 긍정적인 에너지를 한순간에 꺾어버리는 복병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술'이다. 전날의 과음은 다음 날 모든의 계획들을 흐트러뜨린다. 하루라는 시간을 활용하는 게 아니라 그저 버티기에 급급하게 된다. 퇴근 후의 일상도 마찬가지다.

더 큰 문제가 있는데, 그건 이 웬수같은 술을 요즘 하루 걸러 하루 꼴로 마신다는 것...

뭐 요즘 나름의 고민이 있어 그럴 수 있겠다 싶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술로 해결되는 건 없음에도 순간적 고뇌의 탈출구로 술을 찾게 되니, 이거야 원, 쉽지가 않다.

굉장히 긍정적인 에너지로 시작한 글이 종당에는 술로 끝나는구나...

하지만 뭐, 이렇게 출근 전 블로그에 글을 남기며 반성하는 것도 나름 멋진 하루의 시작이다.
오늘 하루라는 시간도 잘, 현명하게 보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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