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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나 이거 참...

by Kang.P 2020. 3.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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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에 걸쳐 임시 저장해 놓은 글이 있어서 정리해 올리려고 블로그에 들어와 보니, 어라? 글이 없어졌다. 믿고 싶지 않은 마음에 다시 로그인을 하고 들어왔지만 마찬가지다. 이거 참 허무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다시금 그 장문(?)의 글을 복기하자니 엄두가 나지 않고, 무엇보다 의욕이 이미 꺾여버렸다.

대충 기억을 더듬어 보면, 지난달은 업무와 관련하여 확실한 결정이 나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있었고 지금도 그 연속선 상에 있다는 내용을 썼고, 두 가지 이야기를 더 적었는데 그건 도통 기억이 나질 않는다. 세 가지의 이야기 중에 업무 관련 내용만 기억하는 것을 보니, 일 때문에 신경을 많이 쓰나 보다. 

맞다. 신경 정도가 아니라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오늘은 그 일 때문에 부서 회의까지 했다. 결국 두 가지 경우 중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단호하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이틀 뒤로 여지를 뒀다. 그래도 매우 의미 있는 자리였다. 혼자의 머리로 고민할 때보다 같이 이야기를 나누니 확신 같은 게 생겼고, 될 것 같은 자신감이 넘쳤(지만 아쉽게도 돌아서니 그대로였)다.

나의 가장 큰 문제는 천부인권적 게으름과 우유부단함이다. 깊은 고민과 사색이 필요한 이 밤에 국물떡볶이를 시켜 아내와 술 한 잔 할 준비를 하고 있으니 말이다.

허 이거 참, 예상보다 빨리 떡볶이가 배달와서 흐름이 끊어 버렸다(30분 예상한다더니 15분도 안돼 도착했다). 우유부단함에 대해 고찰해 볼 요량으로 글을 쓰기 시작한 건데, 식탁 위에서 불어 가고 있을 떡볶이를 생각하니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닌 것 같다.

떡볶이에 소맥을 함께 하며 아내와의 속 깊은 대화 속에서 답을 찾아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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