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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11년 8월 시드니

[호주여행] 2011.08.31.(수)

by Kang.P 2011.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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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스 눈을 떴다.
손을 들어 시계를 봤다.
8시가 다 된 시간.

헉!!!

오늘은 블루마운틴 가기로 한 날이었고, 7시 반까지 약속 장소에서 여행사 사람들과 만나기로 되어 있었다.
고개를 돌려 옆을 보니,


 

 




이냥반도 세상 모르고 숙면에 빠져 있었다;;;



 

 



이 모든 상황이 꿈이길 바랐지만, 엄연한 현실이었다.
도대체 어젯밤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기억을 더듬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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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처럼 우린 일과를 마치고 들어와 무한도전을 보며, 조촐한 술자리를 함께 하고 있었다.
유난히 어제는 술 맛이 좋았고, 우리가 한국에서 사 온 소주의 숫자는 점점 줄고 있었다.
하지만, 이 날 똑 떨어지리라곤 생각을 못 했다.

그 시간에 밖에 나가서 술 먹을 만 한 곳이 없었기에 우린 'Bottle shop'으로 향했다. 그리곤 이것을 덥썩 집어 들었다.


 

 




그리곤 술자리를 이어갔다.
달았다.
시동 걸린 우리를 국경의 경계도, 지구 반대쪽 남반부의 반대되는 계절도 막을 순 없었다.  



 

 




남자 둘이 앉아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고,
분위기 탄 귤 형은 어디가서 얼음을 구해와서 언더락으로 보드카를 즐길 수 있었다.


 

 



이런 즐거움에 화룡점정을 찍은 것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 아닌, 태연이었다!!!!



 



규일형이 준비해 온 무한도전 에피소드 중 소녀시대 특집을 보게 됐고,
태연의 웃는 모습에 따라 웃고, 태연의 멘트 한마디 한마디에 감탄사를 난발하며 잔을 비워갔다.


그러다 결국 이 지경까지 온 것이었다;;;

8시 쯤 눈은 떴지만, 무엇을 할 상태가 아니었다.
그렇게 블루마운틴은 물 건너 갔고, 우리는 다시 깊은 잠에 빠져 들었다.


결국, 난 오후 5시에나 정신을 차릴 수 있었고, 좀 더 일찍 정신을 차린 귤형은 씻고 나가 박물관 한 곳을 둘러보고 왔단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행동이었다. 호주는 4박 6일이라는 짧은 일정으로 온 것도 속상한데, 그 귀중한 날들 중 하루를 침대 속에서 보내다니;;;

이 날 저녁에는 은주부부와 저녁 식사 약속이 있었다.
스타시티에서 만났고, 너무도 창피한 나머지 마치 블루마운틴을 갔다 온 것처럼 행동했으나, 이 역시 못할 짓이라 판단, 사실대로 이야길 했다.

'인간이 어쩜 그렇 수 가 있냐;;;'는 듯한 표정으로 은주는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상황...

그렇게 저녁을 먹고, 은주 남편은 드라이브를 시켜줬다. 아직도 속이 좋지 않았던 난 그냥 호텔로 갔으면 했지만, 이들의 호의를 거절하기가 쉽지 않았다.

이들 부부가 데리고 간 곳은 오페라 하우스와 하버브릿지의 야경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 했다. 지명이 뭐라 이야기 해 줬는데, 지금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그 곳의 야경은 가히 환상적이었다.


 

 



 



 



전 날 과음으로 인한 수전증으로 인해 사진이 잘 나오진 않았지만, 시드니의 야경으론 최고의 장소 같았다.
그렇게 바닷바람을 맞으며 잠시 풍경에 취해 있었다.

그렇게 구경을 마치고, 은주부부는 우리를 숙소 앞까지 데려다 줬다.
이제는 정말 호주에서 마지막 보는 순간이었다.
내일 밤 비행기로 우리는 한국으로 간다.

그렇게 호텔 앞에서 우리는 석별의 정을 나누었다. 정말 고마운 후배들이었다.

숙소로 들어와 귤형과 머리를 맞대고 하루 남은 내일의 일정을 고민했다.
오늘 하루를 버린 만큼, 더 보람차야만 하는 내일이었다.

그 때 귤형에게 전화가 왔다.
다름 아닌, 은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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