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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독서

[책] 풀꽃도 꽃이다

by Kang.P 2016.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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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 전부터 의도적으로 서점에 가서 책을 구입하고 있다. 

지역사회에서 서점은 단순히 책을 파는 가게의 의미를 너머, 지역의 문화 공간이며 책과 작가, 공동체가 어우러지는 장소이다. 우리 지역에도 이런 노력을 하고 있는 '책이 있는 글터'라는 서점이 있고, 이를 응원하는 의미로 책이 필요할 때 인터넷이 아닌 로컬 서점을 찾고 있다. 

 

오랜만에 꺼내든 소설, '풀꽃도 꽃이다' 역시 이곳에서 구입했다.

 

 

소설은 정말 오랜만이다.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답답함과 무기력함을 극복하고자 처세술, 자기계발 관련 책을 읽는다거나, 12개월 된 딸아이를 생각하며 육아 관련 책을 주로 찾아 읽었지 소설책에는 손이 안 갔다. 소설을 읽을 심적 여유도 없었으리라. 그러던 중 이번에 늦은 여름휴가를 일주일 내면서 이 책을 잡게 되었다. 

 

작가인 조정래 선생의 젊은 시절 교직 생활의 경험과 수년의 자료 조사와 취재를 통해 대한민국 교육의 현실을 매우 구체적으로 이야기하고 있었다. 초중고 교육 현장의 모든 주체가 이 소설의 주인공이다. 장래희망과 사교육으로 갈등하는 부모와 자식, 교육자로서 제자의 삶을 고민하는 선생과 왕따문제, 금수저와 흙수저, 한국을 황금어장이라 이야기하는 원어민 강사의 이야기까지... 학교라는 공간과 교육이라는 제도에 대한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작가의 필력이 대단하다고 느낀 것은, 나의 생각과 반대되는 주장도 읽어내려가다 보면 어느새 그의 논리에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이게 됐기 때문이다. 다양한 등장 인물이 교육과 관련된 여러 갈등을 전개해 나가면서 작가는 대안학교과 혁신학교를 해결책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근본적인 교육정책의 변화가 전제되지 않는다면 대안학교와 혁신학교 역시 해당 학생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으로 고착될 것이고, 대다수의 학생들은 여전히 소설에서 묘사한 지옥과 같은 생활 속에서 허우적 댈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이 불편했다. 이제 돌 전후인 딸아이가 성장해가면서 겪어야 할 과정이기 때문이다. 교육 관련 문제는 세대를 초월해 모두과 관심을 가져야 할, 우리 아이들과 나라의 미래가 걸린 매우 중요한 사안인 것을 이 소설을 통해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늘날의 교육현실을 소설 속에 깊게 투영하다 보니,  추리소설에서와 같은 화끈한 <기-승-전-결>의 흐름과 클라이막스에서 느끼는 카타르시스를 경험하기는 힘들었던 것 같다. (물론 내가 못 읽어 낸 것일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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