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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일요일의 푸념...

by Kang.P 2013. 1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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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 연속 주말에 출근하고 있다. 

말인 즉, '월-화-수-목-금-금-금-월-화-수-목-금-금-금'의 삶을 살고 있다는 것이다.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말로 위로해 보지만, 

스스로에게 최면을 걸며 긍정적, 낙천적으로 생각하려 해 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무엇을 위해 이러고 있는가.'하는 질문을 던지는 것은 막을 수 없다. 


회사를 나오다 집으로 가던 차의 핸들을 돌려 호암지에 세웠다. 

그냥 한 바퀴 돌고 싶었다. 

아이튠즈로 '굿모닝 팝스'를 들으며 발걸음을 옮겼다. 

제법 쌀쌀해진 날씨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각자의 모습으로 호암지를 돌며 건강을 챙기고 있었다. 

세련된 운동복 차림의 사람들 속에서 운동복도 아닌, 추레한 복장으로 그렇게 혼자 걷자니, 

그 곳에서 조차 이방인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어폰 볼륨을 높이고, 주변 경치를 살핀다...




회사 주변에 호암지가 있다는 큰 위안이다. 

사계절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을 지척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 현대인에게 얼마나 큰 축복이란 말인가. 


느릿 느릿 한바퀴 돈 것이 큰 운동이 되지는 않았지만, 기분 전환의 역할로는 충분했다. 




저녁에는 뜻밖의 선물을 받았다. 


이불... 





겨울 이불이 없어서 침낭을 덮고 겨울을 난 것이 사실이고, 다가올 겨울도 그렇게 보내는 것을 당연시 

생각하고 있었다.  

이불 살 돈이 없어서라기 보단, 침낭이 이불보다 따뜻했고, 이런 걸 두고 이불을 사는 것이 돈 아깝게 느껴졌다. 

놀러 온 친구들에게 우스갯소리로 한 침낭 이야기가 누군가의 측은지심을 자극했나 보다. 


없을 때는 몰랐는데, 막상 겨울 이불을 덮고 보니, 

침낭과는 다른, 깊이 있는 포근함이 있었다. 



새 이불이 주는 포근함에 몸을 파묻고 있자니, 낮의 푸념과 피로가 시나브로 사라진다...

참 고마운 선물을 받은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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