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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24년 2월 세부

[세부 여행] #3. 세부의 맛

by Kang.P 2024. 3.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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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름지기 '여행'하면 볼거리, 즐길 거리와 더불어 먹거리를 빼놓을 수 없다. 세부 여행에 함께한 친구는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친구다. 지금은 접었지만 수년간 반찬 가게를 운영했을 정도 음식 솜씨가 남다르다. 그래서 함께 캠핑이라도 갈 때면, 가만히 앉아 젓가락만 빨고 있어도 테이블 위로 다양한 음식들이 오르내리는 호사를 누릴 수 있었다.  
 
이번 세부 여행에서도 첫날 저녁은 마트에서 장 봐온 걸로 친구가 음식을 주도해 만들었다.  
 

 
세부의 소고기와 삼겹살을 구워 먹었는데 한국에서 먹던 것과 비슷한 듯 다른, 미묘한 차이가 느껴졌다. 마트에는 유독 소시지가 다양했다. 찾아보니 스페인의 소시지를 롱가니사(longaniza)라고 하는데, 스페인의 식민지였던 필리핀 역시 다양한 롱가니사가 있다고 한다. 
 
특히 필리핀에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으로 만든 다양한 롱가니사가 있으며 붉은색이나 노란색, 주황색 등 그 색깔도 다양하다고 한다. 딱 우리가 산 게 그랬다. 그 중 붉은색의 소시지가 가장 맛있었는데, 그 맛이 군대 PX에서 먹었던 닭강정과 비슷했던 것으로 미루어 닭고기 롱가니사가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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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중 SM시티에 있는 팀호완에서 딤섬을 먹었다. 홍콩의 딤섬 체인점인데 서울에도 있다고는 하지만 내가 사는 충주에서는 접할 수 없는 곳이라 기대하며 들어갔다. 
 

 
예상대로 맛있었다. 딤섬을 한 입 깨물면 고이 머금고 있던 육즙이 마중 나와 미각을 자극했다. 모든 요리가 맛있었지만, 유독 동공이 확장되며 엄지를 치켜들었던 음식이 있었으니 바로 '새우 라이스 롤'이었다.
 

 
사진은 소스를 붓기 전 모습인데 여기에 직원이 간장 소스 같은 걸 부어 주었다. 소스에 깊이 담갔다가 입에 넣고 몇 번 오물거리니, '세상에 이런 맛이 존재했구나' 싶을 정도로 그 맛이 황홀했다(물론 호불호는 있을 수 있다).
 
생각난 김에 네이버 지도에서 팀호완을 검색해 봤다. 예상은 했지만 야속하게도 서울에만 네 개의 체인점이 있었다. '새우 라이스 롤' 먹으러 꼭 한 번 찾아가리라, 심장에 손을 얹고 다짐했다.  
 
마지막으로 기억에 남는 곳은 엉클잭하우스다.
 

 
알리망오 싱가포르 크랩을 먹을 수 있는 곳인데, 함께 여행한 세 가족 중 큰 형네가 샀다. 작심이라도 한 듯 형은 카지노에서 크랩 먹을 만큼의 돈을 딴 후 환전해 따로 보관하고 게임을 이어갈 정도로 결연한 의지를 보였다. 
 
https://maps.app.goo.gl/Xeq6wyAR2DpCMrdd6

엉클잭하우스 UncleJACK · 필리핀 Lapu-Lapu, PH 건물 UNCLE JACK(100m PH Sitio San Rogue 100미터전 왼쪽

★★★★★ ·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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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분이 운영하고 있었는데 세부 여행객들에겐 이미 유명한 곳이었다. 
 

 
블랙페퍼, 칠리, 크림 소스의 크랩이 있었는데 호방한 형은 다 시켜서 맛보게 했다. 갑각류가 그렇듯 불편을 감수해야 했지만 정말 맛있었다. 
 

 

 
아이들도 좋아했고 특히 큰 딸은 이성의 끈을 놓고 먹어댔다. 크랩을 안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그동안 제대로 된 크랩을 못 먹어 봤던 것이었다. 아빠는 급 숙연해졌다(맛있는 거 먹으러 자주 다니자).
 
이뿐만이 아니라, 소주 안주로 그만이었던 막탄포차의 삼겹짜글이도 좋았고
 

 
https://maps.app.goo.gl/BA3aWApEcoVSxUGr8

막탄포차 mactan pocha · Mactan pocha Infront of jpark and Beside shangs town center, Maribago, Lapu-Lapu City, 6015 Cebu,

★★★★★ · 음식점

www.google.com

 
중간중간 먹었던 소소한 음식들 모두 좋았다. 어쩌면 음식도 음식이지만 세부라는 공간이, 함께한 사람들이 좋았기에 입맛 역시 돌지 않았나 싶다. 
 
어느덧 세부 여행을 다녀온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눈 감으면 그곳의 풍경이, 그때의 감정이 되살아난다. 다음 우리의 여행지가 어디가 될지 모르겠지만, 막연한 기대를 품고 오늘 하루도 버티며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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