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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24년 2월 세부

[세부 여행] #1. 설렘의 시작

by Kang.P 2024. 3.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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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0월 캠핑 때의 일이다. 세 가족이 함께한 2박 3일의 캠핑 기간 동안 우리는 쉼 없이 먹고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중 형수가 '다음에는 해외여행 한 번 가자!'며 운을 띄웠는데 거기에 하나둘 살이 붙으면서 일이 구체화되었고 그로부터 4달 후인 지난 2월 말, 마침내 세 가족은 세부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우리에게는 네 식구가 함께 떠나는 첫 해외여행이었다. 두 딸은 생애 첫 여권을 만들었고 목돈 들여 캐리어도 새로 구입했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설렘도 커졌고, 설렘의 크기만큼 업무 강도도 커졌다. 휴가 기간 동안 해야 할 일들을 미리 해 놔야 했기 때문이다.  
 

 
2024년 2월 20일 화요일. 여행 짐을 한가득 싣고 인천공항으로 출발했다. 이번에 새로 구입한 쏘렌토의 트렁크는 생각보다 넓었다. 캐리어 4개가 들어가면 룸미러를 볼 수 없었던 코란도C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처음으로 주차대행서비스를 이용해 봤다. 안타깝게도 귀국하고 보니 어디를 쓸고 지나간 건지, 번호판 잉크도 마르지 않은 새 차의 운전석 쪽 가니쉬부터 뒷문까지 잔망스러운 스크래치가 남겨져 있는 것이 아닌가!
 
서비스 신청 시 동의한 내용도 있고, 주차대행 맡기기 전과 후를 비교할 수 있는 증거 사진 또한 없었기에 통한의 눈물을 흘리며 팔이 빠져라 콤파운드를 문질러 댔다. 그러나, 사람과 마찬가지로 한 번 남겨진 상처는 쉬이 사라지지 않았다... ㅜ,.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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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밤 10시 35분 세부행 비행기는 세부 시간으로 다음날 새벽 2시 5분에 막탄세부공항에 도착했다. 공항을 나서자 한국에서 느꼈던 추위, 딱 그만큼의 더위가 우리를 맞이했다. 
 
'아... 여기가 세부구나...'
 
숨을 크게 들이쉬고는 짐을 싣고 0.5박 예정인 숙소로 향했다. 도착하여 짐 정리를 마치니 시계는 새벽 4시를 향해 가고 있었고 몇 시간 후부터 시작될 본격적인 일정을 위해 우린 얼른 잠자리에 들었다. 
 

 
우리가 0.5박을 한 숙소는 솔티나리조트였다.
 
https://maps.app.goo.gl/KnbuhgvsyhRjZmCr8

솔타나리조트 · MNHS ICT1, Maximo V. Patalinghug Jr. Avenue, Lapu-Lapu City, Cebu, 필리핀

★★★★☆ · 숙박 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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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11층이었는데, 라푸라푸시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왔다.
 

 
떡국과 김치 등 한국식 조식이 나왔고(물론 유료), 식사 후 아이들은 야외 수영장으로 내달렸다. 이국적인 풍경에서 서로 어울려 신나게 물놀이를 즐기는 저들의 모습에 마음이 따뜻해졌다. 
 


본 숙소로 이동하기 전에 가이사노 몰에 들렀다. 라푸라푸시에서는 큰 쇼핑몰이었는데, 두 번에 걸친 정전이 인상적이었다. 이곳에서 피자와 파스타로 점심을 먹었고, 아이들을 키즈카페에 넣어두고는 저녁에 먹을 것들을 장 봤다. 이색적인 식품들이 많았지만 전체적인 느낌은 한국의 마트와 비슷했다. 
 
빌라 아마레  Villa Amare.
이탈리아어로 사랑한다는 뜻의 Amare. 우리의 거점이 된 숙소는 이름처럼 사랑스러웠다. 이런 호사를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럭셔리하고 없는 게 없는 독채 풀빌라였다.
 

 

 
https://maps.app.goo.gl/BEE2kLZjp5vWYiLL9

Villa Amare · White Sands Resort Villas, Paseo Sta Ana, Maribago, Lapu-Lapu City, 6015 Cebu, 필리핀

★★★★★ · 홈스테이

www.google.com


애 어른 할 것 없이 수영복으로 갈아입고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이 나라에는 '미세먼지'라는 단어 자체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하늘은 청명했고, 별을 쏟아부은 양 햇살은 물 위에서 반짝였다. 잡념이 비집고 들어올 틈이 없을 정도로 즐겁고 행복했다. 

자주는 아니더라도, 꼭 해외가 아니더라도 가끔 이렇게 일상에 쉼표를 찍고 숨 고를 여유를 찾는 게 왜 그리 힘들었을까. 
 
이날을 생각하면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듯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귓전에 맴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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