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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이석증

by Kang.P 2022. 12.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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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연 D+118
※ 지천명 D-1,487

큰 딸이 이석증 판정을 받은 지 3주에 접어든다. 지난 11월 19일 아침에 본 딸아이의 모습과 행동은 지금 생각해도 식은땀이 나는 아찔한 순간이었다.

전날, 친구를 집에 초대해 놀 때도 가끔씩 어지럽다곤 했는데 살살 놀라며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었다. 다음날 아침 화장실에 가다가 벽에 머리를 부딪힐 정도로 비틀대고, 노란 위액이 나올 때까지 토악질하는 모습을 보고 나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알았다.

네이버 검색창에 '소아, 어지럼증, 구토'를 키워드로 검색하니 뇌 검사를 해보라는 조언부터 온갖 병명들이 나열되었다. 일단 이비인후과에 진료 예약을 하고 힘들어하는 아이를 달랬다. 아이가 아플 때면 아무것도 해 줄 수 없는 부모의 무능함을 느낀다.

 

검사를 마친 의사 선생님은 이석증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신의 의사 생활을 통틀어 가장 어린 이석증 환자라는 말도 덧붙였다. 뇌 쪽의 문제가 아니어서 다행이라는 안도감과 '저 어린 나이에 이석증이라니' 하는 안타까움이 뒤섞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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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정 치료 중인 큰 딸


이석을 원위치로 돌리기 위해 교정 치료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와서도 여섯 시간 동안 머리를 바로 세우고 앉아있어야 했다. 불편하다며 울기도 했지만 빨리 낫고 싶기는 했는지 큰 딸은 여섯 시간을 잘 이겨냈다.

일주일 간 학교도 가지 못하고 외진과 집에서의 교정 치료를 한 결과 (재발할 수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완치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그 후부터 조금만 뛰어도 조심하라고 잔소리하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귓속 작은 돌 하나가 제 위치를 벗어났다고 해서 몸 전체의 균형감각이 무너지다니...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고 쓰임이 없는 것이 없다. 

 

다행히 그 이후로 (아직까지는) 어지럽다는 이야기가 없다. 생소했던 이석증이라는 말이 이제는 잊으려야 잊을 수 없는 단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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