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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추석 연휴 마지막 날

by Kang.P 2019. 9.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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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롭게도 나는 지금, 이 전 글을 썼던 그 키즈 카페에서 또다시 이 글을 쓰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을 키즈 카페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다른 욕심 없이, 이렇게 (다소 소란스럽긴 하지만) 글을 끄적거릴 여유가 있다는 것만으로 행복하다.

자세히 보면 안마 중이신 아내느님을 볼 수 있다.

제천국제음악영화제를 시작으로 충주세계무예마스터십까지, 8월의 시작부터 9월 초까지 그야말로 쉴 새 없이 달려온 시간들이었다. 언제 이 모든 과업을 끝낼까 싶었지만, 시간은 결국 그렇게 바라고 기다리던 시점으로 날 인도했다(그래서 너무 감사하다).

8월부터 한 달 넘는 기간 동안 업무적으로는 나름 성과를 이룬 시기라 할 수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모든 계획이 틀어진 시기이기도 하다. 무슨 말이냐 하면, 그동안 나름 꾸준히 이어오던 독서와 글쓰기가 이 기간 동안에 끊겼고 지금까지 이르고 있다. 아무리 바빠도 니가 좀 더 부지런했으면 할 수 있었던 것 아니냐,고 따진다면 솔직히 할 말은 없다. 틀린 말이기 아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변명의 기회를 준다면, 이 기간 동안은 몸도 힘들었지만 심적으로 다른 무언가를 도모할 여유도 여력도 없었다.

물론 그렇다고 나쁘기만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하루하루 동료들과 함께 업무를 수행하면서, 마치 오락실에서 스테이지 하나를 클리어해 나갈 때와 흡사한 성취감을 느꼈다. 그러고는 바로 다음 날의 두 번째 스테이지를 준비해 나갔다. 그렇게 하나하나 이뤄가면서 입사 15년 차가 느끼기에는 새삼스러운(?) 전우애와 비슷한 감정을 경험하기도 했다.

함께 고생한 스탭들 (이거 참, 초상권 때문에 애로 사항이 많다,,,)

앞서 언급했지만 오늘은 추석 연휴의 마지막 날이다. 유난히도 밝았던 한가위 보름달에 빈 소원은 마음 한 켠에 묻어두고, 내일이면 다시금 반복되는 일상으로 돌아가야 한다. ‘일상’이라는 표현이 왠지 대소롭지 않고 시시한 듯한 느낌을 주는데, 나에게 일상은 내 존재를 있게 하는 매우 소중한 것이다. 물론 그것이 반복되기는 하지만, 신에게 감사하는 건, 일정은 반복되지만 내용은 매번 다른 직업을 갖게 하신 것이다. 그런 업무 특성 때문에 일상이 지루하지 않을 수 있고, 일상 속에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도전할 수 있었다. 물론 가끔 전날의 과음 등을 이유로 나의 일상에 충실하지 못할 때도 있지만, 이런 모습 또한 인간적인 매력 아니겠는가(하는 자기 합리화를 해 본다).

남은 9월도 바쁠 예정이다. 무엇보다 이사 때문에 정신없을 것 같다. 부디 이 모든 것들을 잘 치루고 기분 좋게 10월을 맞이 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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