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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주말 대청소와 전국시대 워크샵의 추억

by Kang.P 2011. 6.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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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주말 대청소를 했다. 오전에 눈을 뜨고 파노라마로 둘러 본 방의 모습은, 도저히 그냥 있을 수 없게 만들었다. 크지도 않은 집이지만, 청소를 하는데 2, 3시간은 걸린 듯 했다.

작게 시작한 청소는 치우면 치울 수록 걷잡을 수 없이 판이 커져갔고, 급기야 '이사를 가 버릴까?'하는 무책임한 생각마저 들게 할 정도로 힘들었다.




과정은 힘들었지만, 청소를 마치고 나니, 이제야 노짱님이 말씀하셨던, '사람사는 세상'이 된 것 같았다.
모든 결과에는 원인이 있듯, 오늘의 청소의 원인은 무선공유기로 부터 시작됐다.

아이폰은 데이타 무제한 이지만, 아이패드는 그렇지 않아서 와이파이가 안 잡히는 집에선 잘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러던 중, 승배집에서 무선공유기를 발견했고 나두 사야겠다는 생각에 이마트를 찾았다.
목표대로라면 무선공유기만 사고 나와야 했는데, 카트를 끌고 여기저기 둘러 본 것이 화근이었다.

그렇게 여러층을 둘러보고 계산대에 물건을 올리니, 결제금액이 12만원??!!! 먼저 계산한 공유기까지 하면 15만원 어치의 장을 본 것이다. '충동구매'란 단어를 몸으로 배우는 순간이었다.

'뭐, 다 필요한 거니까 괜찮아.' 스스로를 위안하며, 집으로 돌아왔다.
공유기 다음으로 잘 샀다고 생각되는 것은 바로 공기청정기.



세팅한 기간 간격으로 '췩, 췩~'하며 향을 뿌려댄다... 덕분에 방안 은은하게 퍼지는 향이 좋다.
청소로 깨끗해진 방, 침대에 누워서 부담없이 무선인터넷으로 아이패드를 쓰는 여유로움, 그리고 코를 자극하는 향긋한 향...
캬, 무릉도원이 따로 없다는 말을 이럴 때 쓰는 거 구나...

내친 김에 컴퓨터 앞에 앉아 지난 주 전국시대 워크샵 때 찍은 사진들을 정리해서 참석자들에게 메일로 보내 주었다. 참 많은 것을 한, 보람찬 일요일을 보내는 듯 하다.

보내주기 위해 다시 한 번 사진들을 보다보니, 워크샵 때의 기억들이 살아나는 듯 했다.








지난 6월 18일, 19일에 전국시대 워크샵을 갔다. 말이 워크샵이지, 주가 되는 것은 스탭들 간의 친목도모이고, 친목도모의 방법은 음주이므로, 즉 떼로 술 먹는 신명나는 자리로 정리가 된다.
몇 번의 전국시대 워크샵이 있었지만, 함께 하는 선배가 주관했던거라, 내가 준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물론 처음이라 많은 사람들에게 공지하지 못해 서운해 하는 경우도 있었고, 작가와의 술자리에서 즉흥적으로 날짜를 잡는 과감함도 있었다.

관장님이 운영하시는 팬션이 있는 덕동계곡으로 정하고, 석수를 통해 겨우 큰 방을 예약할 수 있었다.
돌이켜 보면, 이번 워크샵을 하면서 여러사람에게 감사한다. 그냥와서 놀라며 자리를 만들어 주신 관장님, 늦은 시간에 충주에서 넘어오셔서 함께 해 주신 부장님, 무엇보다 친구 온다고 술사서 덕동으로 들어온 친구놈...
이들 덕분에 자리가 더 빛날 수 있었다.














항상 생각해 왔던 것이지만, 일이 힘든 건 참고 할 수 있어도, 사람이 힘든 건 참기 힘든 것이다.
그렇기에 함께 일하는 사람들과의 관계가 중요하다. 이 관계가 어떠냐에 따라서 결과가 좋을 수도 나쁠 수도 있다. 물론 업무의 성과를 위해서 사람의 관계에 신경을 쓴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무엇이든 사람이 모여서 뭔가를 하는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 간의 관계이다. 인간적인 믿음과 서로에 대한 존중이 기본적으로 있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물론 막강한 힘, 혹은 돈으로 사람을 복종 시킬 수도 있겠지만, 이 힘과 돈이 없어지면 조직에서의 헤게모니 역시 사라진다. 
하지만, 관계의 형성이 먼저 이루어진 상황은 다르다고 본다. 

아울러, 인복이 있어서인지 우리 팀원 모두가 참 괜찮은 사람들이다. 각자의 개성도 강하기에 모여서 왁자지껄 떠들다 보면 마치 시트콤을 한 번 찍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한 좋은 자리... 
하지만, 너무 기분이 좋았던 나머지 일찌감치 이성의 끊을 놓아버렸기에 그 날 밤의 기억의 양은 그리 많지 않다. 



다음날 아침의 모습에서 전날 얼마나 치열한 친목의 과정을 보냈는지를 알 수 있었다



















그 동안 코란도에 항상 가지고 다녔던, 2인용 텐트와 해먹은 이 날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 
이 두 가지로 인해 마치 캠핑 나온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고,
사람들 좋아하는 모습에 나 역시도 기분이 좋았다...




















하고 싶었던, 롤링페이퍼를 못 한 것은 아쉬웠지만, 뭐 이 때만 날은 아니니까 다음을 기약한다.

1박 2일...
짧은 시간이었고, 서로 간에 그리 많은 진지한 대화를 나누진 않았지만, 유쾌하고 즐거운 1박 2일이었다. 언제 또 '전국시대' 타이틀로 이런 자리를 내가 준비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모두들 지금처럼 유쾌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집 청소를 하니, 마음이 차분해져서 인지 이런 글을 다 쓰게 되네...




앞서도 이야기 했지만,
여러가지를 많이 한, 차분한 일요일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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