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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큰 딸에게

[쑥쑥이에게] #.18_B+34 가족이라는 것

by Kang.P 2015. 10.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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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 감기 걸렸다. (술병이라고 하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겠지만...)

그래서 어제부터 우리 딸을 만날 때는 항상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단다. 

이렇게 말이다...






너는 아직 어려서 감기 등의 이유로 체온이 올라가면 안되기 때문에 아빠가 나름 신경 쓰고 있는 거란다. 


오늘은 엄마가 산부인과에 가서 산후 검사를 받아야 해서 온 가족이 외출을 했단다. 

엄마가 입혀 준 우리 딸 옷이 너무 이뻐서 아빠가 기념으로 몇 장 찍었다.







이렇게 이쁜 딸인데, 요즘 왜 그렇게 울어대는지 모르겠다. 

숨 넘어갈 듯, 얼굴 뿐 아니라 전신이 파랗게 질리면서 울 때는 엄마 뿐만 아니라 아빠도 놀라기 일쑤란다. 

지금 너 때는 우는 게 일이라고는 한다지만 그렇게 심할 때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 


할머니가 그러는데,  아빠도 어렸을 때 그렇게 숨 넘어갈 듯 울어대서 할머니가 많이 놀라셨다고 하는데,  

어쩌면 그 때 할머니 놀라게 한 것에 대한 댓가를 지금 받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우리 딸이 생기고 보니, 니 할아버지 할머니, 즉 아빠의 아부지 어무니에 대하여 생각을 하게 된다. 

요즘 니 할머니는 니가 밤마다 울어 대는 바람에 니 엄마랑 아빠 고생한다고 걱정이 많으시단다. 

니 할머니는 뭐랄까... 사서 걱정을 하는 스타일이셔... 그래서 아빠는 웬만한 고민 따위는 잘 이야기를 안 한단다. 

왜냐하면 이야기 해 봤자, 할머니 걱정꺼리만 늘리는 꼴이 되기 때문에 아무런 도움이 안되거든...


어제 저녁에는 할머니에게서 전화가 왔는데, 내용인 즉슨 요즘도 아기 때문에 잠 못 자냐, 엄마가 한 보름 집에 가서 

아기 좀 봐 줄까, 뭐 그런 내용이었는데, 아빠가 괜한 이야기를 해서 할머니가 또 사서 걱정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단다. 

이건 어차피 엄마랑 아빠가 적응하면서 해결해 나가야 할 일이지 않겠니...

근데 그 말을 좋게 하면 되는데, 사서 걱정 좀 그만 하셔라, 우리가 알아서 한다, 엄마가 오신다고 며느리가 편하겠냐.. 등등

싫은 소리를 하고 말았단다. 

근데, 순간!!! 

뭔가 기시감이 있었다. 

뭘까 생각해 보니, 아빠가 어릴 때 봤던 니 할아버지와 돌아가신 증조할머니의 대화가 딱 그랬었다. 

그때 당시 두 분의 대화를 보면서 증조할머니에 대해서는 왜 그렇게 걱정을 사서 하시나 했었고, 할아버지에 대해서는

좋게 말해도 될 것을 꼭 그렇게 상처 주는 식으로 말을 해야 하나 생각했었는데,  어제 통화에서 아빠가 그러고 있더구나...


가족이라는 것이 사회 조직 중 피로 맺어진 가장 작은 단위이고 소중한 집단인데, 그것을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한 나머지 

다른 곳에서는 못하는 투정도 부리고 하는 것 같다.

가족은 정말 소중하단다. 아빠도 결혼을 하고, 우리 딸이 태어나는 과정을 겪고 나서야 그 소중함에 대해 생각을 하게 되더구나.

그러니 딸아,  가족에게 잘 하자꾸나.

아빠도 어제 할머니와의 전화 통화를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된 것이란다...

지금은 이냥반이 뭔소리를 하는 건가 싶을꺼다... 그래, 이해해~ 아빠도 그랬으니까...


암튼, 하루 하루 좋은 추억 만들면서 행복하게 살자...

그리고 숨 넘어가 듯 우는 거, 이제 그만 좀 했으면 좋겠어... 니가 그럴 때마다 정말 많이 놀란단 말이다... 

불편하거나, 아픈 것 있으면 좋게 말로 하자꾸나~


마지막으로 할머니 이야기 나온 김에 할머니랑 아빠 어릴 때 사진 한 장 투척하며 마무리 하마~~

자, 그럼

투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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