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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휴업과 아이맥

by Kang.P 2020. 9.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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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결국, 오랜 기다림 끝에, 마침내, finally...

 

아이맥이 도착했다. 

 

절 받으소서, 아이맥...

'허, 이 사람 보게. 휴업 때문에 돈 없다고 조선 팔도에 떠들고 다닐 때는 언제고, 300만 원을 육박하는 아이맥을 샀다고??!!' 하며 실망과 분노(?)를 표출하실 분들도 있겠지만, 조금만 진정하시고 전후 과정의 이해를 위해 휴업 시리즈의 첫 번째 포스팅인 7월 3일 자 '휴업과 반지'의 내용을 보시기 바란다. 

 

2020/07/03 - [일상다반사/2020년] - 휴업과 반지

 

그렇다. 나는 아이들 돌반지를 판 돈으로 아이맥을 산 것이다. 

 

아이맥의 눈부신 자태를 보라!

그렇다면 또다시, '아니, 자식들 코 묻은 돌반지를 팔아서 아빠 잇속 챙기니 아주 좋겠수다'며 비아냥거릴 수도 있겠는데, 아이맥은 단지 나 혼자 즐기고자 산 것이 아니고, 뭐랄까, 새로운 가치 창출을 위한 노력의 시발점이라고 생각해주면 감사하겠다(believe it or not).

 

어찌 되었든, 지난 2018년 맥북이 고장나면서 이별했던 맥 기반 OS와 다시 만난 것이다. 앞으로 잘 지내보자, 아이맥아(빨리 애칭을 만들어야겠다).

 

전혀 다른 이야기지만, 완성되지 않은 날 것을 타인에게 보여준다는 건 굉장히 낯부끄러운 일이다. 마치 백일장에서 시간에 쫓겨 결론을 내지 못한 글을 사람들 앞에서 읽는 기분이랄까. 그런데 이런 과정은 필요하다. 미완의 것이기에 이들의 반응과 조언을 바탕으로 다시 다듬고, 방향을 바꿀 수 있는 여지가 있으니 말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의 기준을 잡고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렇지 못하고 무턱대고 주변인들의 조언만 따라가다 보면, 어느 순간 내 것이 아닌 게 돼 버리기 일쑤다.

 

갑자기 왜 이런 이야기를 하냐면, 오늘 본의 아니게(?) 완성되지 않은 가편 편집본을 몇 사람에게 보여주게 되었다. 그들의 이야기 속에는 충분히 공감 가는 내용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앞서 말한 '나 스스로의 기준'이 중요한 시기다.

 

이런. 위대하신 아이맥의 영접으로 인한 흥분과 가편본을 공유하며 커져간 고민이 뒤섞여, 이도 저도 아닌 심리 상태가 되어 버렸다.

 

음... 이런 날은 어쩔 수 없다.

 

배달의 민족 앱을 열고 족발을 시키고 퇴근길에 편의점에 들러 맥주를 사 왔다. 

 

 

'알 이즈 웰 (All is we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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