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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장모님 찬스

by Kang.P 2018.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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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인 어제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미루고 미뤄왔던 산부인과 진료를 받기로 한 날이기 때문이다. 둘째 낳고 바로 받았어야 할 산후 검사를 10개월이나 지나서 받으러 간다. 그동안 애 둘에 치이다 보니 아내는 병원 갈 엄두를 못 냈고, 나 역시 시간 될 때 휴가 내서 같이 가자고 말만 한 게, 해를 넘기고 6월 중순까지 온 것이다. 오전 10시 즈음 병원에 도착했는데, 이미 사람들이 많았다. 1시간 넘게 기다렸다가 진료를 받았고,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위해 한 번 더 산부인과를 찾아야 한단다. 


그렇게 토요일 오전을 보내고, 오후에는 아내와 단 둘이 차에 올랐다. 오랜만에 영화 보며 데이트하기 위해서다. 모든 것은 사소한 것에서 시작되었다. 산부인과 가는 길에 최근 완공된 씨네큐 영화관을 지났다. 

"아~ 극장에서 영화 한 편 보고 싶은 날씨네~"

애들 때문에 극장에서 영화 보는 건 상상도 할 수 없는 우리이기에 하소연하 듯 한마디 내뱉었다. 

"오빠가 그런 말 하니까, 정말 영화 보고 싶다~"

잠깐 주고받은 짧은 대화였는데, 아내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었고, 그 결과는... 바로... '장모님 찬스'였다. 


장모님과 처제(때마침 충주에 내려온...)가 두 아이를 봐주시기로 하셔서 몇 달 만에 둘이 영화 볼 여유를 가졌다. 그동안 충주에 극장은 메가박스 하나였는데, 이번에 씨네큐가 생기면서 나름 경쟁 구도가 형성되었다. 



오랜만에 극장에서 본 영화는 '쥬라기 월드'. 

여러 영화들 중에서 큰 스크린에서 보기엔 아무래도 역동적인 '쥬라기 월드'가 딱이다 판단했고, 다행히 영화도 재미있었다. 씨네큐(cineQ)는 좌석 경사가 높아 앞사람 때문에 화면 가리는 일 없었고, 양쪽 팔걸이가 있어서 어느 쪽이 나의 것인지 고민하지 않아도 돼 좋았다. 다만, 카드 할인 혜택이 없는 게 아쉬웠다. 생돈 9,000원을 다 내고 볼라니... 좀...


장모님 찬스 덕분에 오랜만에 문화활동과 데이트를 즐길 수 있었다. 사실 이번뿐만이 아니라 평소에도 장모님이 많이 도와주셔서 우리 부부가 숨을 좀 쉬면서 살고 있다. 감사한 마음 이루 말할 수 없는데, 촌놈 사위가 표현을 잘 못해서 문제다. 항상 감사한데 말이다. 


아이들 몰래 데이트한 것에 대한 벌(?)인가. 멀쩡하던 큰 딸이 어젯밤부터 열이 나기 시작하더니, 39.8도까지 찍었다. 원래 오늘은 친구네 가족과 비발디파크로 놀러 가기로 했는데, 취소하고 아침 일찍 병원부터 찾았다. 해열 주사 맞고, 처방받은 약도 계속 먹고 있는데, 쉽게 열이 떨어지지 않고 있다. 요즘 들어 두 딸이 돌아가면서 아픈 것 같다. 모든 부모의 마음이 그렇겠지만, 제발 아프거나 다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

부디 오늘 밤을 무사히 넘기고 다시 건강한 모습으로 아침에 만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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