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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투정인 듯, 투정 아닌, 투정 같은 투덜

by Kang.P 2018.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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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적인 업무량이 많은 것인지, 업무를 대하는 내 태도가 예전 같지 않기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요즘 일이 많다고 느낀다. 아니다. 늘 해오고 있는 고유 업무와 더불어 다른 일을 함께하고 있으니, 태도의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일이 많은 것이다. 그래서 바쁜 것이다. 예전처럼 혼자 살고 있다면 일 많은 것이 그리 나쁜(?) 것은 아니다. 어차피 퇴근하고 집에 가 봤자 딱히 할 일도 없고, 남들 쉴 때 일하면서 성취의 카타르시스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나에게는 아빠와의 교감이 필요한 4살, 2살 된 딸아이들과, 육아로 지친 하루에 대해 하소연할 대상이 필요한 아내가 있기 때문이다. 야근으로 받는 시간 외 수당보다, (매일 같이 야근이지만 시간 외 수당은 언감생심인 분들께는 죄송한 이야기입니다만) 퇴근 후 그들과 보내는 시간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주부터 지금까지 주말 출근과 야근의 연속이다. 


심리상태를 여실히 보여주는 내 자리


일하기 싫다고 투정 부리는 것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일을 직업으로 갖게 된 것에 대해 지금도 하나님께 감사하다. 특히 좋은 사람들과 함께 일하고, 또한 다양한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더더욱 그렇다. (가끔은 그런 만남이 스트레스인 경우도 있지만 말이다...)


인사차 들러서 주고 간 것인데, 요즘의 나에게 매우 유용한 안마기.


(바빠 죽겠다면서 이렇게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는 나도 참 신기하다. 지금의 상황을 기록하고 싶은 심리 때문일까. 느즈막이 퇴근하면서 오늘은 애들 잘 때 같이 자야지 했는데, 막상 그 시간이 되어서는 노트북을 켜고 있으니 말이다.) 


일이 몰리고 정신이 없을 때면 가끔 피해 의식이 생긴다. 마치 회사 일은 내가 다하는 것 같고, 똑같이 월급 받는데 나만 일하는 것 같고... 특히 어릴 때(?)는 이런 생각이 컸다. 하지만 이제는 안다. 지금이야 내가 바쁘니까 다른 사람들을 보면서 이런 생각이 들지만, 전에도 그랬을 테고 앞으로도 누군가는 나를 보면서 같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말이다. 일이라는 것이 몰릴 때가 있으면, 숨통이 트일 때도 있는 법이고, 그 주기는 각자의 업무에 따라 다를 테니...


잘 알면서도 투정 아닌 투정을 부리는 것은 아이들 때문이다. 남과 비교하는 것이 어리석은 걸 알지만, SNS 상에서 가족과 함께 주말을 보내며 즐거워하는 모습을 접할 때면 괜히 아이들에게 미안했다. 나도 아이들 데리고 캠핑도 가고 싶고, 주말에 이것저것 함께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것이 안되니 투정이라도 부려보는 거다.


가끔씩 고생한다며 수줍게 건내주는 마음에 감동하고 힘이 난다.


이렇게 이야기하니까 굉장히 가정적인 아빠처럼 보이는데, 사실그렇지도 않다. 그렇지 않기 때문에 잘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이고, 그러다 보니 현실이 안 받쳐주는 것에 투정 부리는 것이다. 이런 바쁨도 6월 초 중반이면 끝이 보일 것 같다. 부디 지금의 이런 투정을 가슴에 새기어, 훗날 시간이 주어졌을 때 아이들과 함께 하기 위해 노력하는 내가 되길 바란다. 



큰 딸...

아빠가 요즘 바빠서 자주 놀아주지 못하고, 피곤하다는 핑계로 짜증 내곤 해서 미안해. 좀 더 노력할게. 지금의 이 바쁜 시기 잘 헤쳐나가고 얼른 같이 놀러 다니자꾸나~

사랑해~ 

(둘째도~ 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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