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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여행/2018년 5월 양평

[양평 여행] #.3 에필로그

by Kang.P 2018. 5.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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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복식당에서 만족스러운 저녁을 먹고, 콩순이방으로 돌아왔다. 이제 다시 신나게 놀 시간. 콩순이방에서의 큰 딸아이는 마치 브레이크 고장 난 폭주기관차 같았다. 잠시도 쉴 틈 없이 계단과 미끄럼틀을 정신없이 오간다.


아빠가 늙어서 미안하다,,,


열심히 따라다니려고 하는데, 몸이 안 도와준다...(5년만 젊었어도...) 반면 큰 딸아이의 에너지는 차고 넘쳤다. 




방에서도...





화장실에서도...



평소에는 9시면 불 끄고 눕는데, 이날은 9시가 넘어도 쌩쌩했다. 아이들 재우고 오랜만에 아내와 맥주 한 잔 할 요량이었는데, 아이들이 안 도와준다. 



결국 샤워를 하고 나와서 더 놀겠다는 아이에게 늦었다며 얼른 자야 한다고 싫은 소리를 했다. 잠시 후 아내는 조용히 나에게 이야기한다. 본인도 평소보다 말도 안 듣고, 잘 시간이 지났음에도 안 자서 한마디 할까 했는데 생각해 보니, 이곳에 온 것은 결국 이 아이를 위한 것이 아니었나 싶었다는 것이다. 

아차 싶었다. 맞는 말이다. 이번 양평 여행은 전적으로 큰 딸아이를 위한 것이었다. 곤충박물관이 그렇고, 콩순이 캐릭터룸이 그렇다. 그런데 얼른 한 잔 해야 한다는 생각에 빨리 자라고 다그쳤으니... 정말 철없는 아빠다.


큰 딸에게 사과하고 놀고 싶은 만큼 놀라고 이야기했다. 야호를 외치며 신나게 날뛰었지만, 잠 앞에 장사 없었다...ㅋㅋㅋ 아내가 토닥이며 재우는 동안, 나는 나와서 지하 1층 편의점에 들러 술과 안주거리를 사 왔다. 




좀 불쌍해 보이지만, 저렇게 밖에 먹을 방법이 없다... 집 같으면 치킨이라도 시켜 먹었을 텐데 말이다...



하지만 이렇게라도 둘이 한 잔 할 수 있어서 감사했다. 그렇게 콩순이방에서의 하루가 지나간다. 


다음 날 아침.




예보대로 비가 내린다. 어제는 날씨가 좋았으니, 하루 정도는 비가 와도 나쁘지 않았다. 오히려 빗속을 드라이브할 생각에 살짝 들뜨기도 했다. 11시 전에 체크아웃을 하고 우리는 국도를 타고 이천으로 향했다. 마지막으로 이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에 들르기로 했기 때문이다. 



도착하자 마자 점심부터 먹었다. 돈가스와 짬뽕세트. 푸드코트의 짬뽕 치고는 국물이 괜찮았다. 해장하기 좋았다. 



그렇게 점심을 먹고 여기저기 둘러보며 다니다가 큰 딸아이의 샌달과 봄 점퍼를 사고는 충주로 향했다. 


1박 2일간의 양평 여행. 큰 딸아이를 위해 준비한 여행이었지만, 오랜만에 콧속에 바람도 넣고 좋았다. 애 둘에 치여 힘들 때는 언제 커서 사람 역할 하나 싶다가도, 어느 순간 훌쩍 커버린 모습을 볼 때면 아쉽기도 하다. 앞으로도 가족과의 시간을 많이 가져야겠다. 네 가족 함께 캠핑 가고 싶은데 한 번을 못 갔다. 올해는 꼭 가족과 캠핑의 꿈을 이뤄보자... 혹여 그 꿈이 악몽이 되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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