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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딸에게 쓰는 편지/둘째 딸에게

[축복이에게] #.4_아프지 마라 ver.2

by Kang.P 2018.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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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둘째 딸, 축복아~

네 언니에 비하면 너에게는 글도 많이 못 썼을 뿐더러 그나마 쓴 것도 아프다는 내용이구나. 아쉽게도 이번 글도 그런 내용이다. 


지난 2월 12일 월요일, 그러니까 우리 축복이가 태어난 지 193일 째 되던 날, 아빠는 회사에 휴가를 내고 너와 함께 서울대병원을 찾았다. 지난 번 영유아검진 때 듣기에도 생소한 '고관절 탈구'가 의심된다며 큰 병원을 가보라고 했다는구나. 놀란 엄마는 충주 건대병원, 원주 기독교병원 등 여기저기 알아보다가 결국 서울대병원 어린이병원에 예약접수를 했고 그게 12일이었어.

오전 10시 15분에 예약되어 있었고, 혹시라도 길이 막혀 늦을지 몰라 우리는 새벽 6시 반에 충주에서 출발했다. 





중간에 휴게소 잠깐 들르고 도착하니 9시 반 정도 되더구나. 서울 올라오면서 네 언니 때문에 걱정했는데, 다행히 떼쓰지 않고 외할머니와 어린이집에 잘 가 준 것이 참으로 감사한 일이다.   

영유아검진 당시 선생님이 혹시 모르니 확인 차 큰 병원을 찾아보라고 한 것이어서 크게 걱정하지 않았는데, 막상 병원에 도착하고 특유의 병원 냄새가 코를 자극하니 살짝 긴장이 되더라. 





얼마나 기다렸을까. 문이 열리며 네 이름을 불렀고, 그렇게 우리 셋은 진료실로 들어갔다. 



레지던트로 보이는 젊은 의사와 교수님이 주고 받는 대화는 바로 옆에서 듣는 데도 무슨 말인지 알아들을 수가 없더라. 교수님의 미묘한 표정 변화에도 아빠는 민감하게 반응했고, 맘속으로 기도하며 결과를 기다렸단다.


처음에는 엑스레이를 찍어보자고 하시던 교수님은 우리가 가져간 엑스레이 자료를 확대해 유심히 보시더니, 찍을 필요 없을 것 같다며 고관절 탈구가 아닌 것 같다고 결론을 내리셨어. 아빠와 엄마는 동시에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단다. 그러면서 혹시 모를 가능성을 열어 놓고 돌 때 쯤 한 번 와서 엑스레이 찍어보자며 날짜를 예약해 주셨어. 

무언가 막힌 게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연신 굽신대며 교수님께 고맙다고 인사하고 진료실을 나오는데, 그곳의 풍경은 들어가기 전의 것과 180도 다르더구나.



네 언니 때는 크게 병원가는 일이 없었는데, 너는 좀 많은 것 같아서 미안하고 그래. 

우리 둘째 딸, 축복아...

네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도록 아빠랑 엄마가 더 신경 많이 쓸께. 자식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 주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이 경험을 통해서 절실히 느꼈단다. 


우리 가족 모두 항상 건강하자.

아빠도 술 담배 조절하고 틈틈이 운동도 하며 건강 챙길테니까,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게 오래오래 행복하자구~~




우리 네가족 모두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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