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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목요일의 데이트

by Kang.P 2017.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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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일찍 일어나 씻고 처갓집으로 향했다. 큰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서다. 어제 서울시청 광장에서 있었던 MBC 파업 콘서트에 참석하고 늦게 내려올 것을 예상한 아내가 아이들을 데리고 처갓집에서 잤다.

어제의 파업콘서트는 감동이었다. 역시 방송국 사람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영상이며 구성이며 최고였다. 




아이폰5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진,,,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지는 못했지만 많은 것을 느끼고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자정이 다 된 시간에야 충주에 도착했고, 시간이 늦은 만큼 오늘은 오전 일정이 없었다. 그래서 큰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 놓고 오랜만에 아내와 두 달된 둘째 딸과 함께 드라이브를 했다. 좋게 말해서 드라이브지 사실은 이른 점심 먹으며 시간 죽일 수 있는, 쇼파가 편한 카피숍를 찾고 있었다. 


오랜만에 신혼 때 갔었던 충주댐 근처의 커피숍을 찾았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이 잠겨있었다. 그렇게 몇군데를 찾아다니다가 결국 아내가 추천한 곳으로 향했다. 충주시청을 지나 올라가는 길에 위치한 커피숍이었다. (이름은 기억이 잘,,, ㅡ,.ㅡ;)



커피 한 잔 시켜 놓고 그동안 못한 이야기 좀 하다가 식사를 시킬 계획이었지만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보니 어느덧 점심시간이었다.  바로 식사를 시켰다. 


내가 주문한 수제버거


아내가 주문한 치즈가 들어간 파니니 (정확한 이름은 기억안남,,)


카페 이름이 저기 있네... 베이와빈.



오랜만에 오붓하게 밖에서 여유있는 점심을 즐긴다. 순하게 잠자고 있는 둘째에게 정말 감사하다. 이 아이의 컨디션에 따라 우리는 천당과 지옥을 오간다.

무노동 무임금이다 보니 파업으로 인해 경제적으로 많이 힘들지만, 한편으론 파업 덕분에 가족과의 시간이 많아진 것도 사실이다. 그러면서 그동안 혼자 두 아이를 봐왔던 아내의 육체적 정신적 노동 강도가 상당했음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또한 파업은 오랜만에 사람들과 만날 기회도 만들어 줬다. 지난 일요일 저녁에 선배형네 가족이 충주를 찾았다. 처음으로 아들과 함께 전주로 여행을 갔다가 올라가는 길에 충주에서의 1박 일정을 잡은 것이다.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업무 일정을 조율해야기 때문에 갑작스럽게 월요일에 휴가를 쓴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만, 파업이기 때문에 가능했다.



둘이 커서도 사이좋게 지내렴~


이렇게 먼 길 찾아와 준 형... 생일이라고 책을 보내오고, 카카오선물로 피자세트를 보내 주는 친구들... 그리고 전화와 카톡, SNS를 통해 걱정하고 응원해주는 많은 사람들...



이들이 있어 고맙고 힘이 된다...




둘째가 눈을 뜬다. 

잘자던 아이가 천천히 눈을 뜰 때, 그 때의 공포를 아는가. 잽싸게 시간체크를 하고 분유를 타느라 손이 정신없이 바쁘다. 공공장소이니 만큼, 한바탕 울음을 터트리기 전에 입에 도달해야 한다. 








다행히 상황은 잘 정리가 되었다. 

하지만 아이가 눈을 떴으니 우린 이제 나가야 한다.


"그래도 아빠 엄마 밥 먹을 시간은 줘서 고맙다, 딸... 

덕분에 오랜만에 목요 데이트 잘 했어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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